서경골프 골프일반

연습장 대표님 된 스마일 킹 "골프는 개인스포츠 아니더라"

■프로골퍼 김형성 인터뷰

양재에 'TPZ 레인지' 오픈

후원사 신뢰가 사업 밑거름

"한일 골프 발전에 힘쓰겠다"

TPZ 레인지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형성. 사진 제공=민수용 골프전문 사진기자TPZ 레인지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형성. 사진 제공=민수용 골프전문 사진기자




늘 웃는 얼굴로 주변 사람을 대해 ‘스마일 킹’으로 불렸던 김형성(42)이 ‘대표님’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연습장을 오픈했다. 그동안 실내 스튜디오만 운영하던 TPZ(더프라자)와 손잡고 야외 시설인 ‘TPZ 레인지’ 1호점을 선보였다.



2006년부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동한 김형성은 2008년 통산 3승과 함께 대상을 차지한 뒤 이듬해부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로 건너가 4승을 챙긴 선수다. 특히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에서 매년 1승씩을 달성했다.

꾸준하게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던 그에게 지난 2년은 큰 시련이었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과 일본을 오갈 때마다 자가 격리를 해야 했다. 지난해에만 96일을 그렇게 허비했다. 리듬을 유지하지 못하고 맥이 자꾸 끊기는 데다 대회도 줄어들자 막연하게 언젠가는 해보겠다는 사업에 이참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선배들 보니까 제 나이 때부터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며 “2년 전 코로나19가 닥치면서부터 조금씩 구상했다”고 말했다. 2년을 준비했어도 처음으로 사업을 하려고 하니 난관이 한둘이 아니었다. “골프는 티오프 타임이 딱 정해져 있잖아요. 근데 사업은 제시간에 되는 게 하나도 없던데요. 변수도 너무 많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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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성은 그래도 사업을 준비하면서 ‘프로 선수로서 잘 살아왔구나’ 하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힘들면서도 재밌었다”며 “그 과정에서 도와주려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했다. 김형성은 일본 기업들과도 오랜 기간 후원 계약을 맺는 등 두터운 신뢰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역마다 그를 도와주는 분들이 있을 정도다. 김형성은 “한번 인연을 맺으면 먼저 연락을 하고 골프공 등 작은 선물도 자주 드렸다. 후원사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계약금의 10%는 항상 그 회사 직원을 위해 썼다”며 “한국 골퍼가 번역기를 쓰면서 먼저 인사를 건네는 모습 등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했다.

김형성은 “골프는 절대 개인 스포츠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많은 선수가 착각하는 부분이에요. 경기야 선수가 하는 게 맞지만 그 뒤에는 후원사·매니저·트레이너·캐디 등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당연히 골프도 팀 스포츠죠.”

주위의 도움 덕분에 김형성은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이번 연습장 개장보다 한 달 앞선 6월에는 도쿄에 퍼팅 연습 시스템인 ‘투어 퍼트’ 쇼룸을 열었다. 한 일본 방송사와는 토요일 저녁에 방영될 30분짜리 골프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김형성은 이번 주 모처럼 일본 무대에 선다. 2013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에 9타 뒤져 있다 대역전을 펼쳤던 PGA 선수권이다. 당시 우승으로 김형성은 한국과 일본 선수권 대회를 석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그는 2012년 JGTO 첫 우승(바나 H컵 KBC 오거스타)에 대해서는 “비정규직으로 있다가 정규직이 된 기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번 대회가 일본에서는 사실상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마음은 여전히 20대인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죠. 그동안 일본에서 14년 뛴 경험과 인맥을 살려 한국과 일본의 골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후배들의 일본 진출도 돕고 싶고요. 호칭요? 아직은 대표님보다는 ‘프로’로 불리는 게 더 좋아요.”


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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