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당초 예상과 달리 외국어고와 국제고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외고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외국어고등학교장협의회는 1일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특수목적고인 외고를 폐지 검토하겠다는 발표를 접하고 시대착오적이고 반교육적인 정책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외고 존치 정책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을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토론이나 공청회 한 번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교육부는 외고 폐지 검토 계획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이어 “당장 외고 폐지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법률적 행위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자사고 존치와 외고·국제고 폐지 및 일반고 전환을 골자로 하는 ‘고교 체제 개편 세부 방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되 교과특성화학교 같은 현행 제도를 활용해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를 조기 양성한다’는 설립 취지대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돼 교과특성화학교로 운영되면 학생 선발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9곳이 운영 중인 국제고는 청심국제고를 제외한 8곳이 공립이어서 정부 방침에 따라 별 무리 없이 일반고 전환이 이뤄질 수 있으나 외고의 경우 30곳 중 절반인 15곳이 사립이기 때문에 학교는 물론 학생·학부모·동문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교 체제 개편 방안은 토론회·공청회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으로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