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경찰 관련 업무 지원을 위해 신설한 경찰국이 2일 정식 출범한다.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국이 인사·수사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돼 경찰의 중립성·독립성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특히 이날 발표된 경찰국 인사에서 경찰대 출신은 단 한 명만 발탁돼 경찰대 출신의 힘을 빼는 방식으로 행안부가 경찰을 장악하려 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에 더해 최근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에 대한 국무조정실의 조사 결과를 두고도 행안부와 경찰청이 엇갈린 입장을 나타내면서 여전히 갈등이 봉합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행안부는 경찰국을 신설하는 직제 개정안이 7월 26일 국무회의 의결에 이어 2일 공포·시행되면서 경찰국이 신설된다고 1일 밝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예고한 대로 경찰국은 비경찰대 출신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경찰국장을 포함한 총 16명의 인원 중 경찰대 출신은 자치경찰지원과장 한 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대와 비경찰대 출신을 나눠 경찰 조직을 ‘갈라치기’ 하려는 것”이라며 “경찰국 신설에 주도적으로 반발한 경찰대 출신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라고 평가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인사에 이어 수사권까지 통제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경찰 내부 망에서 박원식 서울광진경찰서 형사과장은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맞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어떠한 인사가 임명될 것인지 우려를 금치 못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에 대한 국무조정실의 조사 결과 및 경찰청의 징계 결정, 행안부의 입장도 경찰 내부의 우려를 뒷받침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조실은 행안부에 파견된 경무관인 치안정책관과 총경인 인사담당관·홍보담당관에 대한 조사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청은 내부 검토 후 치안정책관에 대해 경징계 의견으로 국무총리 산하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총경 2명에 대해서는 직권 경고 처분을 했다.
조사 결과와 관련해 경찰청은 “인사안 혼선은 행안부 장관 지시를 받은 치안정책관이 최종안 확인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됐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행안부는 “치안정책관은 행안부 내 조직 인력이 아니라 경찰청에서 파견된 경찰공무원이기 때문에 장관은 경찰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는 “행안부가 경찰들 징계에 앞장섰지만 경찰청장 후보자는 부하들을 막아설 수 없는 구조인 게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8일 개최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야당이 경찰국 신설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준비하는 등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해 청문회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경찰장악대책위원회’가 법조계·학계를 중심으로 법률자문단을 구성해 이달 중순께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