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주요 외식 품목의 가격도 매월 최고점을 뚫고 있다. 삼겹살 200g이 1만8000원을 넘어서는가 하면 대표적인 서민 외식 메뉴인 김밥은 ‘한 줄 30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먹기도 전에 체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가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유통가는 저렴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 상품을 다시 띄우고 나섰다.
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7월 서울 기준 삼겹살(200g 환산) 가격은 1만8056원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2%, 전년 동기 대비 7% 뛴 수치다. 여름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 가격도 1만5385원으로 1만5000원 대를 뚫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집계하는 삼겹살 100g의 소비자 가격은 6월 2912원 고점을 찍은 뒤 7월 2781원으로 오히려 가격이 5월(2802원)보다도 떨어졌다. 그러나 외식 물가의 경우 인건비와 채소, 반찬류 등의 식자재 값이 뛰면서 전체 가격도 비싸졌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관세를 면제한 수입 돼지고기 삼겹살조차도 100g 가격이 6월 1456원에서 7월 1460원으로 더 올랐다.
자고 나면 오른다…김밥도 ‘한 줄 3000원’ 눈앞
삼계탕의 경우 사룟값 폭등에 따른 육계 비용 상승, 계절 수요까지 몰리면서 큰 폭의 가격 상승이 나타났으며 김밥(2969원) 역시 연 초 2700원 대에서 계속 올라 ‘한 줄 30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고물가에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다시 늘고 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7월 밀키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뛴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한동안 외식 수요가 많아졌지만, 집 안이든 밖이든 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저렴하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상품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마트 편의점 등은 간편식 판촉 강화
이에 유통가는 팬데믹 때 ‘집콕’ 상품으로 판촉을 강화했던 간편식 제품을 또 한 번 띄우고 있다. 홈플러스는 17일까지 밀키트 상품을 최대 65%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연다. 소불고기 버섯전골부터 밀푀유나베, 블랙라벨 스테이크, 고등어시래기조림 등 총 49종을 준비했다. 편의점 CU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상품 구성과 레시피 개발에 참여한 간편식을 4일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오리고기 볶음과 유부초밥 구성, 고추장 돼지불고기와 두부김치, 소시지볶음 등이 들어 있는 모둠 안주 도시락 등이 4000~5000원 대에 책정됐다.
롯데홈쇼핑도 유명 셰프 및 맛집과 협업한 고품질 육류 간편식 방송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 2일부터 최현석 셰프가 참여한 프라임 스테이크, 꽃갈비살 양념구이, 소모듬세트 등을 순차 판매하고 있으며 8일에는 유명 고깃집의 인기 메뉴를 선보인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올 2분기 육류 간편식 주문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간편식을 다양하게 선보여 외식 물가 부담을 줄이고, 고객 만족도를 충족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정간편식(HMR) 강자 풀무원(017810)은 밀키트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HMR은 바로 먹거나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는 대용식, 밀키트는 미리 계량돼 동봉된 재료만 넣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간편 조리 세트다. 풀무원은 다년간 HMR 사업에서 쌓아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날로 규모가 커지는 밀키트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이 내놓은 첫 밀키트는 ‘얄피꽉찬 만두전골 ’과 ‘우삼겹 어묵전골’로 보관 기간이 긴 냉동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