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반도체·배터리 전쟁, 전략산업 지원 입법 서둘러라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산업의 기술 패권을 놓고 주요국들이 총력을 기울이며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장비 수출을 통제하는 한편 우리 정부에 ‘칩4 동맹’ 가입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상하원은 지난달 말 2800억 달러(약 365조 원)를 투입하는 반도체지원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은 60조 원대 국가 펀드를 조성하는 등 반도체 산업을 전방위로 지원해왔다. 최근 중국 SMIC가 초미세 공정의 문턱인 7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대공세를 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 배터리 3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5.8%로 전년 동기의 34.9%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1.5%에서 56.4%로 급성장했다.



우리 기업들도 활로를 찾기 위해 초격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일 현존 최고층인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마이크론도 해내지 못한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게이트올어라운드 기반의 3나노 반도체 공정 제품을 공식 출하했다. 대만 TSMC나 미국 인텔보다도 빠른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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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양향자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장이 4일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을 대표 발의한다. 이 법안은 반도체 등 국가 첨단 전략산업의 시설 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높여 선진국들과 균형을 맞췄다. 또 첨단 산업단지를 만들 때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갈등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조성 단계부터 국가가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에 앞서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이 올 초 국회를 통과해 4일부터 시행되지만 이 법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다. 자원 빈국인 한국은 기술 초격차로 무장해야 글로벌 정글에서 생존할 수 있다. 나라의 미래가 달린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국회는 진흙탕 싸움을 멈추고 초당적으로 전략산업을 키우기 위한 입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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