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대규모 무력 과시에 돌입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의 시험발사를 연기했다. 미중간 군사적 긴장감이 팽팽한 상황에서 중국을 추가 자극하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군 당국자를 인용해 미 공군이 당초 이번 주중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글로리 트립'(Glory Trip)으로 불리는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미뤘다고 전했다. 시험발사 연기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중국과의 추가 관계 악화를 피하기 위해 지시한 것이라고 당국자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WSJ에 "이것은 오랫동안 계획한 시험발사지만, 대만 주변에서의 중국의 행동을 고려해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날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6개 구역을 설정해 진행하는 '중요 군사 훈련 및 실탄사격'에 돌입해, 대만의 동서남북 사방에 장거리포와 미사일을 쏟아부었다.
특히 중국은 대만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가운데 5발이 일본이 설정한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에 떨어졌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대만해협 인근의 군사적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ICBM의 신뢰도 테스트를 위해 매년 몇차례씩 시험발사를 진행하지만 지난 3월에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의 긴장 고조를 염려해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당시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러시아에 맞서 힘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제스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