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美 반도체 장비 제재에도…中 YMTC, '3D 패키징' 낸드 新기술 공개





미국 정부의 강력한 반도체 장비 제재에도 중국 메모리 업체가 새로운 '3D 패키징' 낸드 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낸드플래시 1위 기업인 삼성전자나 238단 낸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SK하이닉스가 양산에 적용하지 않았다. 각종 불리한 환경에서도 '반도체 굴기'를 꺾지 않으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3일 중국 낸드 회사 양쯔메모리테크놀러지(YMTC)는 미국에서 열린 '플래시메모리서밋(FMS) 2022' 행사에서 신제품 'X3-9070'을 공개했다.

YMTC는 이 낸드플래시의 구체적 단수와 용량을 밝히지는 않았다. 대신 회사 자체 3D 패키징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X태킹(Xtacking) 3.0' 구조를 신제품에 적용한 것을 강조했다.

주변 회로(CMOS)와 메모리(Memory Stack)을 따로 만들어서 하나로 결합하는 YMTC의 X태킹 기술. 사진제공=YMTC주변 회로(CMOS)와 메모리(Memory Stack)을 따로 만들어서 하나로 결합하는 YMTC의 X태킹 기술. 사진제공=YMTC


X태킹 3.0의 핵심은 '이종 결합'과 '하이브리드 본딩'이다. 서로 다른 두 개 칩을 붙여 한 개 반도체처럼 만들되, 칩 사이 빈틈을 줄이고 전기가 흐르는 통로 수를 늘려 성능을 개선한다는 게 포인트다. 칩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에서 유행이지만 메모리 분야에서는 적용 사례가 드물다.



YMTC는 낸드플래시의 정보 저장 공간(셀), 이들을 동작하게 만드는 주변회로(페리)를 서로 다른 웨이퍼에서 만들어 하나로 결합하는 방식을 지난 2018년부터 고수하며 업그레이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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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셀과 주변회로를 한 개 웨이퍼에 한번에 쌓아 올린다. 주변 회로부터 먼저 만들고 나서 이 위에 셀을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각각 '셀온페리(COP)', '페리언더셀(PUC)' 등으로 명명하고 있다.

YMTC는 셀을 쌓는 과정에서 미리 만든 주변 회로가 높은 열로 손상되거나 구부러지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높은 생산성과 기술 노하우를 추격할 수 있는 돌파구로 삼고 기술 투자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메모리 분야에서도 주류가 될 경우, 향후 승산이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린 셈이다. 토마스 첸 YMTC 수석 부사장은 "X태킹 기술이 회사를 메모리 선두권 업체로 만들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기남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이 지난해 12월 논문을 통해 밝힌 낸드플래시 기술 발전 전망. 사진=김기남 회장 논문 갈무리김기남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이 지난해 12월 논문을 통해 밝힌 낸드플래시 기술 발전 전망. 사진=김기남 회장 논문 갈무리


삼성전자도 3D 패키징 낸드 기술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김기남 삼성전자종합기술원 회장은 'IEDM 2021'이라는 학회 논문에서 낸드플래시가 COP 형태에서 웨이퍼 본딩으로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아울러 중국의 기술 과시는 미국의 낸드 제조 장비 대중 수출 금지와 맞물려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 YMTC 등 낸드 제조 기업에게 미국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YMTC는 미국 최대 IT 업체 애플에 낸드 납품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업체와의 굵직한 거래를 앞두고 생산량 증대가 곤란해질 상황에 직면했지만, 선단 기술을 선보이며 '반도체 굴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점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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