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제재 피해…아이폰14, 중국·인도서 첫 동시 출하 전망

[애플, 부품사에 "대만산 표기 말라"]

중국·일본·유럽 잇는 대만해협

봉쇄땐 최소 3~4조弗 규모 타격

반도체 제외 제재 실효성 의문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성 경제제재가 애플을 비롯한 전 세계 공급망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닛케이아시아는 애플이 공급망 혼란을 피하기 위해 협력사들에 비상계획을 마련하거나 대만에서 중국으로 운송되는 상자 등에 대한 표기를 신속히 검토하고 수정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세관 당국이 애플의 또 다른 협력사인 대만 페가트론의 중국 쑤저우 공장으로 보낸 물품들의 수입 신고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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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전문 분석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아이폰14가 중국과 인도에서 동시에 출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처음으로 인도 폭스콘 공장이 중국 공장과 거의 동시에 신규 6.1인치 아이폰14를 출하할 예정”이라며 “과거에 인도 공장은 (중국 공장보다) 1분기나 그 이상 늦게 출하했다”고 말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애플이 이미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던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2017년 인도에서 아이폰SE 제조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아이폰11과 아이폰12, 아이폰13을 생산하고 있는데 2020년 1.3%에 그쳤던 아이폰의 인도 생산량은 올해 최대 7%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군사훈련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타격도 우려된다. 중국이 인민해방군의 훈련을 위해 봉쇄한 6개 지역 중 3개 지역은 대만해협 인근 혹은 대만해협에 해당한다. 대만해협은 중국·일본은 물론 중국·일본과 유럽을 연결하는 주요 항로인만큼 이는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절반가량, 대형 컨테이너선의 88%가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선박중개 업체인 브라에마르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아노프 싱은 “실탄 사격 훈련은 바다에서 매우 흔한 이벤트이지만 일반적으로 교통량이 적은 지역으로 제한된다”며 “대만해협은 하루에 100만 배럴 상당의 원유 및 석유 제품이 통과할 정도로 매우 혼잡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홍콩 물류서비스 업체인 자넬그룹의 폴 추이 매니징 디렉터는 “대만해협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면 비용과 운송 시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사태 당시보다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만해협에서의 군사훈련을 상시화할 경우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 은행 롬바르드오디어의 이호민 매크로 스트래지스트는 “대만해협에서의 훈련이 장기화되거나 정기적이 될 경우 대만과 여타 지역과의 무역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도 상당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해협 대신 필리핀해를 통과하는 방안도 있지만 통상 6~9월에 태풍이 발생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트라이오리엔트인베스트먼트의 댄 니스테트 부사장은 “대만을 한동안 셧다운시키는 재앙이 발생할 때 테크 산업과 관련된 글로벌 공급망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정말 모르겠다”며 “최소 3조~4조 달러 상당의 작업이 완료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경제적 제재는 중국에도 파장을 미칠 것이어서 실제 시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의 토머스 슈가트는 “중국은 대만을 상대로 공해 봉쇄를 강행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면서도 “중국이 그러한 봉쇄를 시도할지 또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얼마나 큰 정치·경제적 위험을 감수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대만을 겨냥한 추가 경제제재에 대해서도 싱가포르경영대학의 헨리 가오 법학과 부교수는 “중국이 다른 경제제재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긴 하다”면서도 “최대 수입품인 반도체를 금지하지 않는 한 실효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반도체에 의존하는 중국 기업들은 물론 중국 자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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