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부장검사까지 한때 사의…공수처 '엑소더스' 위기

검사 2명 사표·檢 수사 등 악재

주요인력 이탈 움직임 계속될듯

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엑소더스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한 부장검사가 사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김진욱 공수처장 등의 만류로 잔류했지만 검사들의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이미 2명의 검사가 이탈한 데다 여당의 우선 수사권 폐지 추진, 검찰 수사 등 악재만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5일 자로 최석규(사법연수원 29기) 공소부장에 대한 수사3부장 겸임 근무를 해제했다고 9일 밝혔다. 공석이 된 수사3부장은 차정현(36기) 수사2부 검사가 대리한다. 최 부장검사는 수사3부에서 이성윤 공소장 유출, 김학의 불법 출국 금지 수사 무마, 감사원 간부 뇌물 수수 의혹 등의 수사를 지휘했다. 하지만 최근 업무 부담과 개인 사유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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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 부장검사는 공수처장 등이 사의를 만류하면서 공수처에 남아 공소 업무만 담당하게 됐다. 공수처 검사 가운데 사의를 표명하거나 실제 사직한 건 이미 세 번째다. 앞서 6월과 7월 문형석(36기)·김승현(42기) 검사가 차례로 사표를 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 부장검사가 결국 남기는 했으나 주요 인력의 공수처 이탈 움직임이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가 지금껏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여당의 우선 수사권 폐지 추진, 검찰 수사 본격화 등 악재만 쌓여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남아서 일해야 할 이유’보다 이탈을 부추길 미래 불확실성만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올 하반기를 목표로 공수처법 제24조 1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의원 입법안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해당 조항의 핵심 내용은 검찰·경찰 등보다 공수처가 우선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검경을 견제하는 취지이나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오히려 ‘사건 무마’가 될 수 있다며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검찰의 경우 최근 이성윤 황제 조사 허위 공문서 작성, 김건희 통신 자료 조회 사건 등 김진욱 공수처장 고발 사건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했다. 검찰은 “사건 규모, 인력, 전문성 등을 고려한 이송”이라는 입장이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고발 1년 만의 이첩이라 수사 본격화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최재해 감사원장이 지난달 29일 국회에 출석해 올 하반기 공수처 감사를 예고하고 나선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우선 수사권이 규정된 공수처법 24조 1항이 폐지될 경우 공수처 수사의 한계가 더 드러날 수 있다”며 “인적인 측면은 수사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공수처의 장래 불확실성만 부각돼 (검사 등의)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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