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페북·인스타 전용UI 담아 개방성 확장…'접히는 주름'도 확 줄여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삼성의 혁신 철학을 구현한 제품입니다. 개방과 협력을 통해 완성된 새로운 경험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005930) MX사업부장(사장)은 10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처음 공개한 갤럭시 폴더블폰 시리즈의 의미를 이같이 강조했다. 앞으로 개방과 혁신을 통해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의미다.

시장조사 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에 따르면 2020년 190만대였던 폴더블 스마트폰 출고량은 지난해 710만 대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출고량은 13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점유율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시장 가운데 폴더블폰의 점유율은 0.5%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고민도 이 지점에 있다. 지난해 세계 폴더블폰 시장의 88%를 점유하며 사실상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폴더블폰이 시장의 주류로 성장하지 않는 이상 성장의 규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 Z플립4와 갤럭시 Z폴더4는 이에 대중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제품이다. 기술 분야 시장분석 업체인 카날리스의 루나르 비요로프데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폴더블 기기를 구매하는 데 있어 주요 장벽은 가격, 기기가 견고하다는 신뢰, 폴더블 폼팩터에 대한 고유한 사용 사례”라고 꼽았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Z 4세대에서 이 같은 세 가지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집중한 흔적이 역력하다. 우선 폴더블폰에서만 할 수 있는 기능이 확대됐다. 플립4의 경우 원하는 각도만큼 접은 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플렉스캠’ 기능을 강화했다. 화면이 접히고 펴지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앵글을 촬영할 수 있는 셈이다. 위아래 2개 화면과 외부 화면을 통해 어떤 각도에서도 내가 찍고 있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은 폴더블폰만의 특징이다.



인스타그램이나 릴스 등 갤럭시 Z플립4 주 구매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도 최적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폴더블폰의 확산 속도와 인스타그램과 같은 서비스 사업자들의 대응 속도가 맞지 않아 일부 서비스에서 화면 비율이 최적화되지 않는 문제가 지적됐다. 삼성전자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와 협업을 통해 갤럭시 Z플립만을 위한 UI 최적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폴더4도 마찬가지다. 폴더 시리즈는 가로로 접는 플립 시리즈와 달리 세로로 접어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의를 통해 크롬과 지메일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드래그앤드드롭(drag-and-drop)을 지원, 한 앱에서 다른 앱으로 텍스트나 링크·사진 등을 빠르게 복사하고 붙여넣을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도 협의를 진행해 MS오피스와 아웃룩을 이용할 때 대화면에 맞는 UI와 드래그앤드드롭 등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더4에는 ‘태스크바(Taskbar)’라는 기능도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주 사용하는 앱과 최근 사용 앱이 화면 아래에 표시되는 기능이다. PC를 이용할 때 화면의 아래쪽에 현재 열어둔 프로그램의 아이콘이 표시되고 이를 클릭해 곧바로 화면을 전환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대화면을 활용한 기능인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Z시리즈는 더 많은 고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업계의 리더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완성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내구성 보완도 눈에 띈다. 갤럭시 Z플립4와 Z폴더4는 전면과 후면에 코닝의 고릴라 빅터스 플러스를, 프레임과 힌지에는 아머 알루미늄을 적용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그외 하드웨어적인 변화도 적지 않다. 폴드4는 이전 모델보다 힌지와 베젤이 얇아지고 커버 디스플레이가 약 3㎜ 늘어났다. 카메라는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와 30배 스페이스 줌 기능을 지원해 갤럭시 S22 수준의 카메라 기능을 구현했다. 이미지 센서는 전작 대비 23% 밝아지며 무게는 263g으로 전작보다 8g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작에 이어 S펜을 지원한다.

노 사장은 “삼성은 업계 리더십을 통해 폴더블폰을 전 세계 수백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카테고리로 성장시켰다”며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폴더블 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플립4 역시 힌지를 줄이면서 내부 공간을 확보해 배터리 용량이 전작 3300㎃h에서 3700㎃h로 12% 늘어났다. 유선 충전은 25W 충전기로 0%에서 50%까지 약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플립4는 출시와 함께 사용자 원하는 색상을 조합해 구매할 수 있는 비스포크 버전을 제공한다. 뒷면 유리와 앞면·프레임에 각각 5개 색상을 적용할 수 있어 총 75개 조합이 가능하다. 이는 49개 조합이 가능했던 전작보다 선택지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