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먹을 게 없어요"…브라질 소년 전화 한통에 온정 쏟아져

브라질 전역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다 경찰에 연락한 11살 소년에게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남동부 산타루지아에 사는 미게우 바로스(11)는 지난 2일 경찰에 전화한 뒤 "경찰 아저씨, 우리 집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요"라고 힘없이 말했다.

전화를 받은 경찰은 방임 등 아동학대를 의심하며 소년의 집으로 출동했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발견한 것은 빈민촌에 있는 한 낡은 집에서 미게우의 가족들이 겪고 있는 극심한 가난이었다.

미게우의 엄마 셀리아(46)는 식료품 값은 오르는데 일자리를 잃고 홀로 6명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다. 아이들은 가난으로 3일 동안 옥수숫가루와 물만 먹어야 했다.

경찰은 굶주린 아이들을 보고 곧바로 슈퍼마켓에 가서 식료품을 가득 가져왔다. 미게우 가족의 사정을 들은 가게 주인은 공짜 음식을 내어줬다.





미게우와 경찰의 이야기는 지역 언론을 통해 전해졌고 이들의 이야기는 온라인상에서 확산했다.

사연을 접한 많은 이들은 브라질 전역에서 미게우의 집으로 음식 등 기부물품을 보냈고, 텅 비어 있던 미게우네 집 부엌 찬장은 금세 식료품으로 가득 찼다.

미게우는 찬장을 열어 보이며 "다양한 음식이 굉장히 많이 왔다. 뭔지도 모르는 음식들도 있다"며 “수많은 음식들에 뭐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셀리아는 "너무 힘들었다. 배고픔이 너무 괴로워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기부를 많이 받아서 다른 이들을 도와줄 수 있을 만큼 충분해졌다"고 밝혔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은 올해 연 11%를 웃도는 물가 상승으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올라 브라질 인구의 28.9%가 ‘보통 혹은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