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全) 은행권 자체점검 결과 수상한 외국환 거래가 8조 원을 훌쩍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이 추정했던 7조 원대에서 1조 원 넘게 늘어났다.
금감원은 14일 오후 보도참고 자료를 내어 “은행 자체점검 결과 이상 외환송금 의심거래는 46개사(중복 제외), 31억 5000달러 수준으로 우리·신한은행 검사에서 확인된 33억 9000달러를 포함할 경우 전체 의심거래는 65개사, 총 65억 4000달러(약 8조 5412억 원)”라고 밝혔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달 27일 우리·신한은행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 발표 때보다 의심거래 업체 수는 물론 금액도 크게 불어났다.
자체점검에서 드러난 의심거래 유형은 4가지다. 암호화폐(가상자산)거래소 연계계좌 운영 은행(신한, 전북, 농협, 케이)으로부터 입금 거래가 빈번하거나 타업체와 대표가 같고 사무실·일부 직원이 중복되는 등 업체 실재성이 의심되는 경우다. 외국환거래법 제16조를 어기고 한국은행에 신고하지 않은 채 제3자에게 송금하거나 업력 대비 대규모 송금을 하다가 수사기관으로부터 계좌조회 요청을 받는 등 불법이 의심되는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은 검사휴지기를 끝내고 재개한 우리·신한은행에 대한 수시검사를 이달 19일 완료할 방침이다. 이어 이상 외환송금 의심거래가 다수 파악된 다른 은행에 대해서도 추가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결과 확인된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필요 시 관련 내용을 유관기관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