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제훈이 영화 ‘어나더 레코드 : 이제훈’에서 진솔한 모습을 드러내고 그만의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16일 오전 시즌(seezn) 오리지널 영화 ‘어나더 레코드 : 이제훈’(감독 윤단비)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윤단비 감독과 배우 이제훈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나더 레코드 : 이제훈’은 배우의 현실적인 모습과 영화적인 엉뚱한 상상을 오가는 새로운 형식의 시네마틱 리얼 다큐멘터리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2019)으로 공감과 위로를 전했던 윤단비 감독이 그만의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과 따스한 시선으로 배우 이제훈을 담아냈다. 그의 상상은 흥미로운 픽션이 되고 픽션은 모두를 위한 이야기로 완성돼 공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작품은 배우와 감독의 서로에 대한 두터운 신뢰 안에서 만들어졌다. 윤 감독은 “배우 이제훈의 출연 소식을 듣고 그의 다큐멘터리라면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았다. 이제훈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하겠다고 결심했다”며 “전작 ‘남매의 여름밤’이 픽션이라 다큐멘터리로 한 인물을 따라가는 시도를 해보고 싶었고 그게 나에게도 의미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이 아니라 나중이라면 두려움이 생길 것 같았다”고 참여 계기를 설명했다.
이제훈은 “작품을 선택할 때 나에 대한 이미지나 만들고 싶은 부분들이 있을 텐데 그걸 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면에서 하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그걸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기에 누군가 이끌어줬으면 했다”며 작품 선택 이유를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남매의 여름밤’에서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작품 속에 담아낸 모습을 보면서 저도 저런 아이들처럼 꾸밈없이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나라는 사람을 끌어낸다는 것에 대한 걱정은 있지만 다큐멘터리 작업이 정형화되고 딱딱하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이 꾸밈없이 표현돼도 감독님이 잘 담아내주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감독의 연출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어나더 레코드 : 이제훈’은 시네마틱 다큐멘터리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의 영화다. 윤 감독은 “나도 감이 안 와서 제작사에 물어봤다. ‘어나더 레코드’는 감독이 보는 배우의 얼굴을 담아내는 프로젝트다. 1편인 김종관 감독의 배우 신세경 편에 이어 2편 이제훈 편에서는 내가 보는 배우 이제훈의 얼굴들, 이런 것들이 담겼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픽션으로) 담는다. 그 축에는 이제훈 배우님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다큐멘터리와 시네마틱이라는 용어가 합쳐진 것”이라 설명했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로 한 인물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아낸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이제훈은 “여타 다른 쇼케이스보다 더 떨리고 부담된다. 영화의 제목에 이름이 써져 있으니 ‘잘 선보여야 할 텐데 내가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하는 걱정도 든다”며 걱정했다. 하지만 곧이어 “나에 대한 이야기를 꾸밈없이 다 이야기해 보고 좋으면 좋은 대로 듣고 별로라면 앞으로 더 배우로서 잘해갈 날들이 있으니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마찬가지로 윤 감독은 “이제훈 배우의 이름이 들어가니 부담됐다. 잘못하면 배우 얼굴에 먹칠을 할 수도 있지 않냐”며 웃었다. 이어 “다큐멘터리 장면을 찍을 때는 픽션과 달리 여러 컷을 찍는 게 아니라 한 번에 촬영을 해야 하고 편집할 때 어느 부분을 쓰면 좋겠다는 것을 미리 생각해야 했다. 놓치는 장면 없이 촬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신경 썼던 부분들에 대한 노력을 이야기했다.
현실과 픽션이 섞인 작품의 메인 문구는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문장이다. 작품은 윤단비 감독이 제시한 지문에 배우 이제훈이 상상을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구성을 따라간다. 그 과정에서 이제훈의 상상은 정말로 현실이 됐다.
윤 감독은 “프로젝트 자체가 감독이 보는 배우의 모습이다 보니 내가 보고 싶은 모습을 지문으로 쓰면 배우가 그걸 연기를 하든 실생활을 보여주는 것이든 그대로 표현하는 게 재밌을 것 같았다”며 “(이러한 방식이)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그렇게 나온 장면들은 기대보다 잘 나오기도 했다. 그는 “거리에서 찍은 장면 같은 경우 주변에 사람들도 있었는데 지문에 충실해서 몰입을 할 때 놀라웠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제훈의 상상을 시각화하는 픽션 장면들은 감독이 생각하는 사람의 공통점에서 기인했다. 윤 감독은 “이제훈과 얘기를 했을 때 영화를 좋아하는 점이나 나에게 특별한 일이 없는 것 같다는 경험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은근히 나랑 비슷한 구석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 이제훈이 지금까지 안 해봤던, 못해봤던 것들을 픽션에 녹여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큐멘터리를 볼 때 인물에게 공감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있지 않나. 하지만 그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기에 공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훈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상상은 무한히 많지만 실행에 있어서는 주저하게 된다”며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그게 시나리오나 영화, 드라마로 제작되기는 쉽지 않은데 나의 상상을 구성하고 연출하니 신이 났다. 그동안의 작품 촬영과는 다르게 아무런 계획이나 생각 없이 감독님이 하자는 대로 따라갔다”고 말했다. 실제 본인의 모습을 보여줄 때는 “순간순간 나오는 리얼한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이 잘 들어주시고 속마음 깊숙이 있던 것들을 끄집어 내줬다. 지금의 나를 그냥 막 이야기해서 마음은 후련하고 기분은 좋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영화를 반 정도 봤다. 나는 마음에 드는데 보시는 분들은 어떨지 궁금하다”고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이제훈과 친한 주변 인물들이 게스트로 대거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의 데뷔작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 함께 제작사를 운영하고 있는 양경모 감독, 김윤경 대표, 배우 박정민, 이동휘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윤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이 조합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이제훈과 가장 친한 사람들이니까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줄 수 있고 배우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다들 말을 잘해서 촬영할 때 재밌게 들었다”고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높였다.
이제훈은 “지극히 내 개인적인 이야기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 다큐멘터리에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마냥 신나고 기분 좋았다. 사전에 전혀 약속된 것 아무것도 없이 그냥 항상 평소대로 하듯이 소위 말해서 ‘입을 털었다’. 신나게 수다 떠는 이야기 속에서 감독님이 재밌는 부분을 포착해 주셨을 거다. 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기는 작업에 있어서 소중한 사람들이 함께해서 고마웠다”고 감동을 표현했다.
배우로서 작품의 이야기만 하던 입장에서 솔직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이제훈의 답은 듣는 사람에게 위로가 됐다. 이제훈은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인드로 지금의 배우 생활을 이어왔다. 그 속에서 부족함 아쉬움 후회가 남기도 하지만 과거에 대한 기억들은 즐거운 추억이 되고 쓰라리고 힘들고 상처가 되는 부분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나날에 있어서 자양분이 되니 즐거운 것만 생각하자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순간 최선을 다한다면 부족하더라도 내가 나중에 더 잘 채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혼자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봐 주고 지지해 주고 보호해 준다는 믿음으로 살아간다면 외롭지 않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으로 촬영했고 앞으로를 기대하게 된다”는 각오를 전했다. 오는 18일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