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글로벌 벤처캐피탈인 소프트뱅크의 보유 지분을 거의 다 처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엘리엇은 소프트뱅크에 지금까지 약 25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지난해 상당 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최근 잔여 주식을 거의 모두 매각했다.
외신은 이번 매각의 주요 원인으로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정의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 상실을 꼽았다. 앞서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엘리엇은 손 회장 측에 자사주 매입,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등을 요구해왔다. 외신은 “엘리엇의 투자는 소프트뱅크가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밸류에이션 갭(기업 보유 자산 가치 대비 실제 주가 격차)을 줄일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엘리엇이 손 회장과 그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은 뒤 주식 처분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 소프트뱅크는 2조 1006억 엔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 3조 1627억엔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며 17년 만에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IT 기업의 투자를 위해 조성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전세계적인 기술주 하락세에 타격을 입어 운용 실적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FT는 엘리엇의 이번 매각 결정이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역대 최악의 경영 압력에 대응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에 또 다른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