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젊은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마약 범죄에 적극 대응하고자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수사협의체를 구축한다. 이들 유관기관과 전국 조직폭력배에 대한 범죄 정보를 파악·공유하는 등 수사 역량을 한층 결집한다는 취지다.
대검찰청은 16일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주재로 전국 6대 지방검찰청 마약·조직범죄 전담 부장검사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는 주요 마약 유입국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내년까지 구축한다는 점이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30개국과 공조 체계를 구축해 수사관 파견, 수사 정보 교환, 현지 검거·송환 등 공조도 강화한다. 특히 전국 검찰청에 경찰청·관세청·해양경찰청·국가정보원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수사협의체를 이달 말까지 구축한다. 이를 통해 마약 밀수·유통 등 배후로 활동 중인 전국 173개 폭력 조직에 대한 범죄 정보를 수시로 파악해 유관기관과 공유하는 등 특별 관리할 계획이다. 검찰은 10~20대 등 젊은층을 상대로 한 마약 유통 조직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고 가중처벌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국내외 공조 체계 강화로 마약 밀수부터 판매·투약까지 각 단계별로 엄정 대응해 나간다는 게 검찰의 구상이다. 이 밖에도 검찰은 마약 사건을 비롯해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등 조직범죄는 전담 검사가 전속 처리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검찰이 이른바 ‘마약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배경에는 마약 사범에 대한 형사처벌과 예방이 미흡하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마약 범죄가 확산되면서 ‘마약 청정국’이라는 위상이 흔들리고 있으나 사정 당국의 협력 체계 등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게 검찰이 내린 진단이다. 대검에 따르면 마약 압수량은 2017년 155㎏에서 2021년 1296㎏으로 5년 새 8.3배 폭증했다. 또 올해 상반기 전체 마약 사범은 857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밀수·유통 사범은 2437명으로 32.8% 증가했다. 실제 적발되지 않는 ‘암수비율’과 재범률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마약 사범은 8만 명, 마약 시장 신규 수요는 5만 명으로 추산된다. 마약은 그 특성상 적발 위험을 줄이고자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데, 최근 텔레그램·다크웹 등 온라인 거래로 손쉽게 접근이 가능해 10대 청소년, 20~30대 청년, 주부, 공무원으로 투약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특히 10대 사범은 2011년 41명에서 2021년 450명으로 11배 급증했고, 2022년 상반기 마약 사범 중 10~20대가 35%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신 부장은 “지난해 압수된 마약의 물량이 시가 1조 8000억 원 상당으로 적발되지 않은 양을 감안하면 10조 원에 이를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최근 몇 년간 와해된 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체계 기능을 복원해 ‘마약 청정국’ 지위를 되찾겠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