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시도를 했지만 죽는 데 실패한 화자는 초코바를 먹다가 목이 막혀 죽었다는 사실이 스스로 생각해도 웃긴다. 그 때 나타난 ‘가이드’는 시신을 발견해 줄 사람을 찾아 꿈 속에 들어가라 권하고, 화자는 엄마·친구·동성 연인을 떠올린다. 자신과 이어진 사람의 꿈으로 들어가 그들을 즐겁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말한다. “당신은 기쁘게 내 꿈을 꿔주길.”
2014년 등단한 김멜라의 두 번째 소설집이 출간됐다. 젊은작가상과 문지문학상 등을 받은 ‘나뭇잎이 마르고’와 ‘저녁놀’ 등 단편 8편이 수록됐다. 레즈비언 커플을 바라보는 딜도의 관찰기인 ‘저녁놀’을 비롯해 ‘나뭇잎이 마르고’와 ‘링고링’ 등은 퀴어와 장애 문제를 다뤘다. 서정적이고 신비로운 문체이면서도 때론 발칙하고 엉뚱한 시선을 펼치는 작가 특유의 개성이 넘쳐난다. 1만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