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앱 ‘플로(FLO)’가 일반인들이 직접 오디오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자 크리에이터(창작자)들이 몰리고 있다.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공개한 지 한 달만에 2000명이 넘는 창작자를 유치해 기존의 아티스트 중심에서 벗어난 새로운 실험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플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2041명의 창작자들이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 새로 등록했다. 지난달 21일 문을 연 스튜디오는 영화·책 리뷰, ASMR, 자작곡 등 주제·형식에 상관없이 오디오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팟빵, 네이버 오디오 클립과 비슷한 서비스지만 클릭 몇 번이면 채널 개설이 완료돼 진입 장벽이 낮다. 플로에서 유통하고 있는 음악을 저작권료 없이 오디오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실시간 차트의 대명사’ 멜론은 그 강점을 유지하며 K팝 아티스트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의 경우 음원앱에서는 듣기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데다 재생 횟수마다 50원씩 정산해준다는 마케팅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유튜브는 조회수 1회당 1원 수준의 정산으로 알려졌다.
플로는 SK텔레콤(017670)이 2014년 인수한 드림어스컴퍼니를 통해 2018년 12월 선보인 음원앱이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 인적분할 후 SK스퀘어(402340) 자회사가 됐다. 2018년 당시에도 현재처럼 멜론이 음원앱 1위를 꿰차고 있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음원액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멜론(743만명), 유튜브뮤직(458만명), 지니뮤직(366만명), 플로(257만명)순이다. 플로 관계자는 “고착화된 음원앱 순위를 뒤집기 위해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론칭한 게 아니다"며 “출시 당시부터 개인화 추천 등의 색다른 강점들을 내세우며 시작했다”고 말했다.
플로는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창작자와 오디오 콘텐츠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유튜브를 통해 많은 일반인 유튜버가 탄생했듯 플로가 중심이 돼 오디오 창작자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창작자가 제작한 콘텐츠에 조회수 단가 50원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프로모션은 별도 종료 고지 시까지 지속하며 이후부터는 조회수당 5원으로 바뀌지만 회당 1원 가량인 유튜브보다 높다.
플로는 SK그룹의 생태계 이점을 살려 올해 내로 창작자 정산·후원 등에 ‘SK코인’을 활용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이프랜드’와도 협력해 이용자 확보에 나선다. 지난해 글로벌 리서치기관 스태티스타는 한국의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연평균 24.4%씩 성장해 2024년 9160만 달러(약 1213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