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증시는 2530선을 고점으로 안도랠리를 멈췄다. 최근 상승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2500선을 내줬다. 이번주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잭슨홀 미팅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의원회(금통위)를 앞두고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 기대감이 있지만 하반기 경기둔화로 기업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상단과 하단을 모두 각각 2550에서 2450으로 제시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9일 전 거래일 대비 15.36포인트(0.61%) 내린 2492.69에 거래를 마쳤다. 12일 2527.94 대비 35.25포인트(1.39%) 하락했다. 지난 주 지수를 끌어내린 주체는 기관이다. 기관투자가는 8621억 원 코스피를 팔았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304억 원, 4253억 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은 지난주 종가(831.63)보다 17.46포인트(2.1%) 내린 814.17에 마감했다. 코스닥에서는개인이 홀로 4429억 원을 사들였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189억 원, 546억 원을 팔아치웠다.
코스피는 2500선에서 지지력 테스트를 받았으나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재차 급등하며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와함께 약 두 달 동안 코스피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를 이어가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점도 부담이 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반등과 하방경직성을 높여준 데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의 효과가 컸다”며 “다만 이번주 들어 달러 강세 압력 증폭에 따른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서 외국인 수급에 비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돼 코스피 상단이 제한받았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이번주 발표되는 잭슨홀 미팅에 주목하고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또는 이후 연준 정책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미국 잭슨홀 미팅은 매년 각국의 중앙은행 인사들이 모여 경제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해당 미팅에서 중앙은행 인사들이 매파적 태도를 취할 경우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향후 연준 행보에 대한 큰 힌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현 시점은 중앙은행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기보다는 데이터 후행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입장을 피력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앙은행의 신뢰을 높여야 할 것이라는 당위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연준이 임금·물가 스파이럴(임금 상승이 물가상으로 이어지는 현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물가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추구하는 완연한 수요둔화라는 정책 효과가 지표로 확인될 때까지 매파적 스텐스를 지속할 것”이라며 “연준은 긴축 속도조절 완화 기대감 등 금융시장의 오해에 대한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25일 한국은행 금통위는 '빅스텝'이나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를 0.25%p 올린 후 추가로 0.25%p 올릴 수 있다. 또 2분기 물가 서프라이즈를 감안한다면 추가 인상 여지도 열어둘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시즌이 나쁘지 않게 나오며 주가가 선방한 만큼 다음주에도 실적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변수에 대한 사주경계가 커질수록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투자대안의 전략 및 전술적 가치는 커질 것”이라며 “시장이 숨 고르기를 하는 과정에서 자동차·정유·운송·방산·음식료 등 실적주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