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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령도 대형여객선 도입 무산…“섬 주민 불편 우려”

인천∼백령도 항로에 투입되고 있는 하모니 플라워호 전경. 사진제공=옹진군인천∼백령도 항로에 투입되고 있는 하모니 플라워호 전경. 사진제공=옹진군




기상 악화로 운항 통제가 잦은 인천∼백령도 항로에 대형 카페리선 도입이 결국 무산됐다.



22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인천∼백령도 항로에 대형 카페리선을 건조해 투입하기로 한 여객선사 에이치해운은 옹진군이 제시한 기한인 이달 20일까지 선박 건조 계약금을 조선소에 지불하지 못했다.

에이치해운 측은 지난 19일 오후 옹진군청을 방문해 '자금 대출을 아직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선사 측은 최근 한국산업은행을 통해 자금 융통 방안을 모색했으나 건조 대금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옹진군은 추후 협의를 거쳐 에이치해운과 맺은 협약을 파기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체결한 이 협약은 에이치해운이 내년 하반기 2400톤급 초쾌속 카페리선을 인천∼백령도 항로에 투입하고 옹진군으로부터 10년간 120억원을 지원받는 내용이다.

해당 항로에서는 현재 대형 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2071톤)가 운항 중이지만 이 배는 내년 5월이면 선령 25년이 돼 해운법상 더 운항할 수 없다.



같은 항로의 다른 여객선인 코리아킹호(534톤급)는 규모가 작아 기상에 따라 운항이 통제되는 경우가 잦다. 그나마 이 배는 다음 달 중순부터 1600톤급 초쾌속선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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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운항 여객선이 2척에서 1척으로 줄면 섬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항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기상 악화로 인해 인천-백령도 항로의 선박 운항이 통제된 날은 48일에 달했다.

이번 협약이 무산됨에 따라 옹진군은 당장 내년 6월부터 하모니플라워호의 대체 선박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협약에는 새 여객선 건조가 늦어질 경우 에이치해운이 대체 선박을 운항하도록 했지만, 협약이 파기되면 이 역시 불가능하다.

옹진군은 대체 선박이 시급한 만큼 중고 선박이라도 해당 항로에 투입할 수 있도록 새로운 공모를 추진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 항로의 대형 여객선 도입 사업이 행정안전부의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중장기 검토 사업'에 반영된 만큼 행안부와 해양수산부에 직접 사업을 추진해달라고 건의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인천시가 국비를 확보해 여객선을 직접 건조한 뒤 인천교통공사를 통해 위탁 운항하는 여객선 공영제를 시에 건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 관계자는 "당장 내년 6월부터 대체 선박이 필요한 만큼 이전 공모조건을 변경해 중고 선박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오늘 에이치해운에 협약해지 의견을 보낸 뒤 협의를 거쳐 협약을 파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장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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