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00일만에 여유 한 말씀…文, 요청에 '싱긋' [영상]

YTN 캡처YTN 캡처




대통령경호처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의 사저 경호 범위를 300m로 확장한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이 오래간만에 조용한 일상을 누린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YTN은 지난 22일 문 전 대통령이 양산 평산마을 나들이에 나서는 장면을 영상에 담았다. 문 전 대통령은 1시간 가량 마을을 둘러보며 귀향한 이후 가장 긴 시간 동안 마을 주민들과 어울렸다.

문 전 대통령은 욕설과 고성을 퍼붓던 보수 성향의 시위자들이 오후 3시반께 물러나자 사저를 나섰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문 전 대통령은 평소 즐겨 입는 갈옷 반소매 셔츠와 통이 넓은 반바지 차림으로 마을을 천천히 거닐었다. 김정숙 여사는 산책에 동행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100일만에 여유인데 한 말씀 잠깐만 해달라”고 요청하자 문 전 대통령은 잠시 서서 싱긋 웃으면서 손 인사로 답변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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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문 전 대통령은 이웃을 찾아 20분 가량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또 집회 관리에 나선 경찰을 격려하고 이웃들과 웃으며 일상을 즐겼다. 마을을 찾은 방문객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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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처는 이날 0시부터 문 전 대통령 사저 경호 범위를 ‘기존 사저 울타리’에서 ‘울타리부터 최장 300m’로 확장했다. 이에 평산마을 입구 쪽 청수골 산장(음식점)부터 평산마을 뒤쪽 지산마을 마을버스 종점(만남의 광장)까지 경호구역에 새로 포함됐다.

경호구역이 시작되는 청수골 산장 앞 도로에는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또 ‘여기는 경호구역입니다. 교통관리 및 질서유지에 적극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는 알림판이 세워졌다. 경호처 직원들과 경찰은 평산마을 출입 차량을 세워 일일이 검문했다. 방문객에게는 행선지와 방문 목적을 물은 뒤 들여보냈고 가방이 있으면 소지품 검사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경호 강화 첫날인 2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300m 떨어진 곳에 반입금지 품목과 관련 근거 등이 적힌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경호 강화 첫날인 2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300m 떨어진 곳에 반입금지 품목과 관련 근거 등이 적힌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은 경호구역에서 질서유지, 교통관리, 검문·검색, 출입 통제, 위험물 탐지·안전조치 등 위해(危害) 방지에 필요한 안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경호처과 경찰은 화약 등 인화성 물질, 총포·도검류, 폭발물, 기타 위해 도구 등을 평산마을에 반입 금지됐다. 확성기와 스피커를 부착한 차량도 마을 진입을 차단했다. 실제로 이날 지붕에 대형 스피커를 단 승합차가 평산마을에 진입하려다 경호구역 입구에서 제지당하기도 했다.

기존에 이뤄지던 시위가 경호구역 내에서 금지된 건 아니다. 시위자들은 신고를 할 경우 경호구역 내에서도 집회·신고를 할 수 있다. 이날 1인 유튜버 서너 명은 여전히 스마트폰을 들고 인터넷 중계를 했다. 이들은 "아직도 대통령인 줄 아느냐", "경호원을 동원해 우리를 겁박한다. (경호 강화가) 어이가 없다"는 내용으로 방송을 했다.

이번 경호 범위 확장 조치에 평산마을 주민들은 “이게 얼마만의 평화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러 주민들은 “진작부터 이렇게 했으면 좋지 않았느냐”며 오랜만에 맞이한 평온을 만끽했다. 다만 경호구역 확대로 그동안 피해를 덜 봤던 마을 입구 쪽 평산마을 주민들이 소음이나 사생활 침해 피해에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한편 경호처의 이번 조치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의 시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조치를 요청 받고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원과 함께 산책하던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모욕성 발언을 하며 협박하고 이튿날에는 비서실 직원에게 커터 칼을 꺼내 위협했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벌어지는 등 시위가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어서다.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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