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2분기 합계출산율 0.75명 '사상 최저'…출생아도 첫 6만명 붕괴

■ 통계청 6월 인구동향

35세 이상 산모 비중 10년새 두배↑

누적 혼인, 전년比 3% 줄어 감소세

저출산 심화에 재정부담 눈덩이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보살피고 있다. 연합뉴스서울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보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2분기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가 6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 기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도 0.75명까지 추락해 2분기 기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이미 세계 꼴찌인 연간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1명에서 올해 0.7명대로 낮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출생아 수는 1만 8830명으로 전년 동월(2만 1504명) 대비 12.4% 줄었다. 올해 출생아 수는 1월 2만 4598명으로 고점을 찍은 뒤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타고 있다.



2분기만 따로 떼어서 보면 이 기간 출생아 수가 5만 9961명에 그쳐 2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6만 명 아래로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 출생아 수가 5만 7757명까지 낮아진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산모들의 연말 출산 기피 현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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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의 고령화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1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모(母) 평균 출산 연령은 첫째 아이 기준 32.6세로 전년 대비 0.3세 늘었다. 둘째 아이와 셋째 아이의 평균 출산 연령은 각각 34.1세, 35.4세로 역시 같은 기간 각각 0.2세, 0.1세씩 증가했다. 고령으로 분류되는 35세 이상 산모의 비중은 10년 전인 2011년만 해도 18.0%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35.0%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출산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혼인 건수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6월 혼인 건수는 1만 4898건으로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올해 6월까지 누적 수치를 봐도 혼인 건수가 9만 3111건에 불과해 전년 대비 3.3% 줄었다. 다만 올 6월 지방선거와 현충일 등이 끼어 있어 구청에 혼인신고가 가능한 일수가 줄어든 것도 혼인 건수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상식으로 여겨졌던 ‘일단 결혼만 하면 아이는 낳게 된다’는 통념이 무너지는 징조도 관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첫째 아이를 낳은 부부 중 결혼 생활 2년 이내에 아이를 낳은 비중은 51.7%로 전년(55.5%) 대비 3.8%포인트 줄었다. 결혼 후 빠른 시일 내 아이를 갖는 가정의 수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결혼 5년 차를 넘겨서야 첫째 아이를 낳는 부부의 비중도 지난해 10.8%에 달해 같은 기간 1.3%포인트 늘었다.

인구절벽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국민연금 등에 대한 장기 재정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그동안 올해부터 25~34세 구간의 가임 인구가 늘어 인구 감소 속도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실제 지난해 기준 이 연령대 여성 연앙인구(1년의 한중앙인 7월 1일 인구)는 318만 1000명으로 전년(315만 9000명) 대비 6.9% 증가했다. 하지만 구조적 모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출산 기피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결과적으로 저출산 추세를 막지 못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18년 국민연금 재정계산 때 2030년 합계출산율이 1.3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전망치를 내놓았으나 현재로서는 그 절반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세종=서일범 기자·세종=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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