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서며 전세 비중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2년이 지난 임대차 2법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 ‘깡통전세’ 우려 등이 겹치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24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 비중은 51.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42.0%보다 9.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4년 전인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0% 초반대를 유지하던 월세 거래 비중은 올해 들어 급격히 증가하면서 역대 처음으로 상반기 기준 전세 거래 비중을 넘어섰다.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상과 깡통전세에 대한 불안감, 임대차법의 부작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세 선호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는 3.9~5.8%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금리가 2~3%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자 부담이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깡통전세 위험은 월세 선호 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깡통전세란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이 매매 값을 웃도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깡통전세 사례와 함께 전세보증금을 떼이는 사고도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사고 금액은 3407억 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이유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지수 상승 폭은 올해 2월(0.14%) 이후 매달 커지면서 6월에는 0.3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전세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며 “월세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주거형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