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미집행 예산 일부 축소·보류 '비상경영' …전략사업 투자·M&A에 집중

■삼성, 글로벌 복합위기에 선제대응

이재용 복귀후 불필요 지출 줄여

반도체·로봇 등 미래사업 역량 강화

'뉴삼성 전략' 조만간 공표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경기도 수원사업장을 찾아 내년에 출시될 전략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경기도 수원사업장을 찾아 내년에 출시될 전략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조차 내부 미집행 사업을 일부 보류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계기로 불필요한 지출은 축소하는 대신 필요한 사업에는 자금 투입을 확대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내부적으로 예산만 잡아놓고 집행하지 못한 팀별 사업을 축소하거나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류된 일부 프로젝트는 이미 경영진의 결재를 받은 사업 과제들도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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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번에 삼성전자가 멈춘 사업 예산 규모는 예년보다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예산을 수익성이 높은 미래 사업을 키우는 데 활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부회장이 복권된 후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조한 만큼 투자와 고용 약속은 그대로 지키면서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금리 인상, 환율 급등, 경기 둔화, 반도체 업황 하락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삼성전자가 비상경영에 준하는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실제로 삼성은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복귀한 직후인 6월 20일 전자 계열사 사장 25명이 한자리에 모여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스마트폰·메모리·시스템반도체 등 기존 사업의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정신 재무장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와 관계사 경영진이 총출동한 것은 2017년 2월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5년 만에 처음이었다. 비상경영회의는 무려 8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로 진행됐다.

여기에 이 부회장의 최근 복권을 계기로 강도 높은 조직 문화 개선, 사업 구조 재편 등을 포함한 ‘뉴삼성’ 구상이 조만간 공표될 것이라는 예상도 곳곳에서 나온다.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만큼 실탄을 더 아껴 미래 먹거리 준비에 쏟아붓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회수한 예산에는 인수합병(M&A), 생산 시설 증설 등 대형 투자 자금은 제외됐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25조 3523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5월 24일 “앞으로 5년간 국내외에 450조 원, 국내에만 36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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