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이후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MZ(1980~2000년대 출생자) 세대 직원들과 파격적인 소통 행사를 가졌다. 이 부회장은 특히 이 자리에서 어머니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여름 휴가를 단둘이 보냈다는 얘기도 꺼냈다. 그러면서 홍 전 관장이 건강을 챙기라는 의미로 잔소리를 한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6일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디바이스경험(DX) 부문 MZ 세대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눈 뒤 손 소독제를 직접 짜 주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걸렸던 사람있느냐. 어느 정도로 아팠느냐”고 물은 뒤 “사람마다 다른거 같은데 나는 아직 안 걸렸다. 언제 걸릴지 (모르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 부회장이 “휴가들은 다녀오셨느냐”고 묻자 한 직원이 “나는 사실 오늘 휴가”라면서도 “친구들은 강원 양양으로 먼저 떠났는데 나는 ‘부회장님 만나고 가야한다. 일생일대의 기회다’라고 친구들에게 말했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이 “올해 나는 여름 휴가를 제대로 보냈다. 평생 처음 5박 6일 간 어머니랑 단둘이 휴가를 보냈다”고 말하자 또 다른 직원은 “안 싸우셨느냐”고 물었다. 이 부회장은 이에 웃으면서 “안 싸웠다”며 “하루는 방콕(집에만 있었다는 뜻)하고 어머니 추천으로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말했다.
직원 중 한 명이 이번에는 “어머님과 계시면 부회장님께 잔소리 많이 하시느냐”고 질문하자 이 부회장은 “어머니가 아들 걱정에 비타민 많이 먹어라, 맥주 많이 마시지 말라고 하셨다”고 대답했다. “비타민 많이 챙겨드시느냐”는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이 부회장은 “비타민C 복용한다. 내가 맥주 좋아해서 맥주 마시지 말라고 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직원의 부탁을 받고 해당 부서원들에게 영상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직원 휴대폰에 영상으로 “다들 사업도 열심히 해야 되고 최고 중요한 게 건강과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부회장은 또 직원과 함께 손으로 갤럭시Z플립이 90도로 꺾이는 자세를 취한 뒤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앞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MZ 세대 직원들에게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네오 QLED △QD OLED TV △클라우드 게임 등 차세대 전략 제품에 관한 보고를 받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부회장?사장급 경영진이 아닌 젊은 직원에게 보고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