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재명의 민주당’ 당명 부끄럽지 않게 팬덤과 몽니 접어야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처럼 이 대표가 압승을 거둔 데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이재명’ 후보들이 대거 당선돼 ‘이재명의 민주당’이 닻을 올리게 됐다. 이 신임 대표는 77.77%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용진 후보(22.23%)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민주당이 선거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의회 권력을 쥔 거대 야당으로서 정부 견제와 국정 책임 분담 등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여러 한계를 보여주면서 국민들을 또 실망시켰다. 이 대표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극성 지지층의 지원으로 몰표를 받았지만 평균 투표율은 37.09%에 그쳤다. 반성이나 쇄신 없이 ‘이재명 방탄용’ 당헌 80조 개정을 강행하는 등 당의 꼼수 행태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탓이다.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팬덤에 당이 좌지우지되면 민심과의 괴리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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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이름을 부끄럽지 않게 하려면 팬덤 정치와 국정의 발목을 잡는 몽니를 접고 당내 민주주의와 정당 책임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그러려면 9월 정기국회에서부터 실력과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우선 종합부동산세 및 법인세 완화 법안에 대한 제동을 멈추고 초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달 말까지 종부세 완화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1주택자를 포함해 10만 명가량이 세금 중과 고지서를 받게 된다. 더 나아가 ‘소득 주도 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 위에서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복합 위기 극복과 성장·복지 선순환 체제 구축이 시대적 과업이므로 거대 야당이 개혁 및 경제 살리기에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미래·유능·혁신·통합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민주당은 물론 이 대표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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