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비용을 서울시나 구청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안이 발의돼 정비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치구 재정자립도를 고려해 안전진단 비용을 지원해 주민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재건축 사업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향후 지원비용을 환수해 무분별한 지원 신청을 방지하는 조례안도 함께 발의됐다.
29일 서울시의회 서준오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4)은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을 서울시나 구청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지구단위계획 수립단계에서 지원비용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조례안 2건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안전진단 비용은 ‘요청하는 자에게 부담하게 할 수 있다’고 임의규정돼 자치구가 비용을 지원할지, 요청자에게 부담시킬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과 경기도의 일부 자치구는 임의규정에 따라 비용을 지원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를 통해 ‘안전진단을 요청하는 요청자가 안전진단 비용 전부를 부담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어 자치구 비용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랜 기간 주민 모금으로 정밀안전진단 비용이 충당되면서 현지 조사 후 정밀안전진단 실시까지 소요기간이 길어져 재건축 속도를 늦추는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로 노후 아파트의 안전진단 신청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해당 조례안의 통과가 시급하다는 것이 서 의원의 설명이다.
서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아파트 중 향후 10년 내 안전진단 대상은 1062개 단지(7766동·73만1565가구)로 비용은 총 1486억 8000만원, 연간 148억 6800만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자치구 중 압도적으로 대상 단지가 많은 노원구의 경우 130개 단지(1097동·11만5786가구)로 비용은 총 182억원, 연간 18억 2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2010년 이후 서울시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단지는 총 260개 단지로 이 중 142개 단지는 현지조사 후 정밀안전진단 실시까지 소요기간이 평균 10.5개월이다.
이 중 1000가구 이상 아파트 43개 단지는 평균 15.1개월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일수록 기간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오랜 기간 심사숙고해 그동안 제기되던 비용 지원에 대한 형평성 문제 해소와 자치구별 재정여건에 따라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안에 담았다”며 “전문가들과 동료의원들이 조례안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무난히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녹물과 주차난으로 오랜 기간 고통 받고 있다”며 “안전진단 비용 지원 등을 통해 재건축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도시계획공간위원회 위원으로서 향후 진행과정을 꼼꼼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