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21% 넘게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가 약세를 이어갔지만 5억 원 이상의 고액 보수를 받은 임직원 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올해 상반기 보수가 5억 원 이상인 임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보수 총액은 1조 226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 1660억 원) 대비 5.2% 증가했다. 인원은 781명에서 885명으로 13.3% 늘었다.
보수 총액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이 505명으로 57.1%를 차지했으며 1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 359명, 5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은 18명으로 집계됐다. 100억 원 이상은 3명으로 지난해 상반기(8명)보다 감소했다.
주요 그룹(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별로 보면 5억 원 이상 받은 임원들의 보수 총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카카오(035720)(1339억 7600만 원)였다. 지난해 상반기 해당 보수 총액은 462억 5300만 원으로 1년 사이 189.66% 늘었다. 올해 상반기 상장사 가운데 보수를 가장 많이 받은 임원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조수용(361억 4700만 원)·여민수 전 카카오 공동 대표이사(332억 1700만원), 정의정 전 카카오 기술 부문 책임자(95억 6800만 원) 모두 카카오가 배출했다.
SK그룹의 보수 총액(1115억 1300만 원) 역시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수 총액(687억 3500만 원) 대비 62.24% 증가했다. LG(003550)(767억 원), 삼성(598억 8200만 원), GS(078930)(283억 200만 원)는 각각 올해 상반기 그룹사 보수 상위 3~5위를 차지했다.
한편 5억 원 이상 보수 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두산(000150)이다. 두산의 5억 원 이상 고액 보수 대상자의 보수 총액은 지난해 상반기 9억 800만 원에서 올해 상반기 193억 6700만 원으로 2032.93% 급증했다. 인원도 1명에서 14명으로 크게 늘었다. OCI(010060)(363.7%), 카카오(189.7%), 한화(000880)(132.4%), 영풍(000670)(113.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 정몽구 명예회장의 퇴직금(308억 원) 등 일회성 보수 지급액이 빠지면서 올해는 204억 원으로 53.5% 줄었다.
에프앤가이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자산 가격 하락, 환율 변동, 금리 불안 등 거시경제 변수의 변동성으로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보상 체계의 변화, 특정 업종에 대한 유동성 쏠림 현상 등으로 고액의 임직원 보수 총액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