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군인권센터 제공육군의 한 군악대에서 군악대장이 병사들에게 수시로 폭언을 하고 폭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군 인권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OO사단 군악대 소속 병사 22명 대부분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대장 A소령에게 일상적인 인격 모독과 폭언 등을 겪었다고 얘기하고 있다"면서 "폭행을 당한 병사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소령은 콘서트 안무 연습 중 한 병사의 춤이 마음에 들지 않자 "몸에 장애가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고 부상으로 목발을 짚은 다른 병사를 장애인이라 칭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 병사가 쓴 글을 두고 "가방끈 짧은 게 티 난다"고 하는 등 학력과 외모를 비하하는 말로 병사들을 괴롭혔다는 것이 병사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올해 4월에는 속옷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너는 구타유발자"라고 말하며 병사의 팔을 여러 차례 머리로 가격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병사들에게 "흡연자들과 어울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자"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같은 A소령의 괴롭힘은 한 병사가 이달 초 본부 대장에게 고충을 털어놓으며 알려졌다. 본부 대장은 병사들이 정리한 피해 사실을 참모장에게 보고했고, 해당 사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사단장은 군사경찰이 수사할 만한 일은 아니라며 수사 대신 감찰 조사를 지시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군인권센터는 신고 후 군이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군악대장과 병사들을 같은 곳에 근무시켜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가 되지 않았다"며 "군악대장이 신고 사실을 인지하는 등 신고자 보호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군악대장이 신고한 병사들을 업무에서 배제해 병사들이 추가 피해를 겪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더불어 군인권센터는 "감찰을 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육군은 사단장과 감찰 관계자 등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에게 이번 사건과 후속조치에 관해 진정을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