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이른바 ‘광란의 파티’ 영상 유출로 곤욕을 치른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를 옹호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힐러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마린 총리에게 “계속 춤추라”며 응원을 보냈고 이에 마린 총리는 “고맙다”고 화답했다.
힐러리는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어느 외국 도시의 클럽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고 있는 자신이 찍힌 사진을 올렸다. 그는 “국무장관 시절 회의 참석차 카르타헤나에 있던 내 모습”이라면서 마린 총리 계정을 태그해 “계속 춤추라”고 썼다.
그는 선배 여성 정치인이자 텍사스주(州) 주지사를 지낸 앤 리처즈(1933∼2006)의 발언을 인용해 “진저 로저스는 프레드 아스테어가 했던 모든 것을 다했다”며 “그저 하이힐을 신고 그것을 거꾸로 했을 뿐”이라고도 했다.
진저 로저스(1911∼1995)는 1941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할리우드 스타다. 프레드 아스테어(1899∼1987)는 그녀와 ‘환상의 커플’을 이뤘던 배우 겸 댄서다. 두 사람은 1930년대 여러 편의 뮤지컬에 함께 출연하며 현란한 탭댄스 실력을 선보였다.
힐러리가 언급한 ‘그녀는 그것을 거꾸로 하고 하이힐을 신었을 뿐’이란 어구는 남녀가 서로 마주보면서 춤을 추다보면 서로의 동작이 반대가 되는데 하이힐을 신은 진저는 훨씬 더 불편한 상태에서도 프레드와 탭댄스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것을 뜻한다.
그는 마린 총리를 향해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 '남성 정치인에는 관대하면서 여성 정치인한테만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린 총리는 해당 게시물을 자신의 계정에 리트윗하며 힐러리를 향해 “고맙다”고 인사했다.
한편 2019년 34세의 나이로 당시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된 마린 총리는 최근 한 파티에서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유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 영상에서 마약을 뜻하는 은어가 들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마약 검사까지 받는 수모를 겪었다.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곧 마린 총리의 친구들이 관저에서 상의를 거의 탈의한 채 찍은 부적절한 사진이 유출되면서 또 다시 문제가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