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상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이사장이 1일 "우리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GPS) 실현이라는 비전 아래 지속가능한 발전(SDG), 포용적인 국제질서 구축 등을 강화하는 데 동참하고자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이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 ODA 국제회의' 개회사를 통해 "국제개발 협력 지형이 변화하고 위기와 복잡성이 분명히 드러나는 상황에서 오늘 회의 주제인 '글로벌 개발 파트너십을 위한 지평 확대'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이사장은 "코이카도 이에 발맞춰 (한국이) 수원국으로서 원조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경험과 현재는 최빈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해 파트너 국가들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경험에 기반해 신흥공여국이라는 새로운 국가들과 함께 개발협력 파트너십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개발 문제는 더이상 가난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보편적 문제"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인 수혜자와 공여자로 나누는 이분법적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지원받던 국가들도 자신들의 역량과 발전 경험을 다른 협력국과 공유하는 한편 지역 및 글로벌 공동번영에 기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신흥국이 보다 폭넓게 참여하기 위해서는 서구의 전통적인 공여국 체제 및 규범이 보다 포용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이런 변화의 당위성과 방향에 대한 풍성한 논의가 오늘 회의에서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도훈 외교부 제2차관도 이날 환영사를 통해 "오늘날 글로벌 위기는 굉장히 복잡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와 분쟁 및 기후변화 심화, 식량·에너지 안보위기 악화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차관은 "이런 다양한 경향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신흥공여국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다"며 "개발경험과 고유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개발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차관은 한국의 경우에도 "국제사회 도움으로 1950년대 전쟁 폐허에서 오늘날 경제대국으로 성장을 일궈냈다"며 "그 과정에서 ODA 예산을 크게 늘렸다. 연평균 11% 상승시켰고 향후 14.2% 확장할 예정"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ODA 규모를 늘려가면서 한국의 발전한 경제위상에 걸맞는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외교부와 코이카가 공동 주최하는 서울 ODA 국제회의는 2007년부터 연례 개최되고 있는 행사로, 정부와 민간, 학계 등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다양한 주체가 모여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제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지역 분쟁 확산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한국 역할과 국제개발협력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에 대해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