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강달러와 위안화 약세에 중간에 끼어 갈피를 못 잡고 널뛰고 있다. 장중 1377원까지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0전 오른 1371원 7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009년 4월 1일(1379원 40전)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2원 40전 내린 1369원으로 출발해 오전 장중 1364원대까지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DXY)가 109선으로 전일(110) 대비 소폭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다소 진정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수준을 위협할 정도로 급격히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원·달러 환율은 정오를 기점으로 상승 전환해 한때 1377원까지 오르면서 2009년 4월 1일(1392원) 이후 장중 최고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세웠다. 지난달 31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장중 연고점을 깨뜨린 셈이다. 다만 장 마감 직전 미세 조정 추정 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이 급락해 1371원대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강달러 흐름을 바꿀 요인이 마땅치 않은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대(對)유럽 가스 공급 중단 등에 따른 유로화 가치 하락과 중국 코로나 봉쇄 조치 연장 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 등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8월 무역수지 적자 폭이 100억 달러에 이르는 점도 원화가 유독 약세를 보이는 배경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국 개입과 대응 의지가 확대되고 있지만 현 환율 수준에서 마땅한 저항선이 없다”며 “수급 쏠림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 상단은 14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