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ECB 기준금리 0.75%p 인상…"23년만의 자이언트 스텝"

에너지발 고물가·강달러에 긴축 기조 강화

23년만의 자이언트 스텝…유로화 약세 막을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로이터연합뉴스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로이터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0.50%에서 1.25%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ECB는 7월 11년 만에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 이어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며 긴축 기조를 강화했다.

이날 ECB는 성명을 내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장기간 목표치(물가 수준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물가상승률을 시기적절하게 적절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러시아가 노드스트림 1 가스관의 운영 재개를 무기한 연기하는 등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자 천연가스 가격 폭등에 대응해 치솟는 물가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전문가들은 50bp(1bp=0.01%포인트) 인상을 전망했으나 지난달 유럽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9.1% 증가해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자 점차 75bp 인상론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ECB가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은 유로가 탄생한 1999년 이래 2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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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지난달 연준의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수개월 안에 최소 10% 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점보'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필요한 한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면서 물가수준이 목표치인 2%까지 안정될 때 까지 금융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처럼 정책 입안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시장은 75bp 인상 확률을 80% 이상으로 관측해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앞서 ECB는 경제 활력을 되살릴 목적으로 지난 2014년 이래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 왔으나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자원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가 폭등하자 인플레이션 안정에 나서고 있다.

최근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2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강달러 기조 역시 이번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스위스쿼트 뱅크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75bp 인상이 유로 가치 하락을 늦출 수는 있지만 가스 위기는 여전히 유럽에 큰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상관 없이 이번 겨울에 유럽인들은 경기 침체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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