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데드라인 '째깍째깍'…IFC 인수는 여전히 안갯속 [시그널]

리츠 대신 부동산펀드로 인수 결정

GIC·APG·케펠리츠 등 외국계 다수





당초 9월 말로 예정된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거래 종결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여전히 진행 상황은 안갯속이다. 미래에셋그룹은 리츠 대신 부동산펀드를 결성해 투자자를 모집하기로 매입 구조를 바꿨다. 이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가 이탈한 만큼 거래 종결도 10월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IFC 매입을 위한 부동산 펀드를 결성하고 있다. 지난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투자자 모집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국내 투자자가 제한적인 만큼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세일즈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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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미래에셋그룹은 사모리츠를 활용해 IFC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IFC를 인수했다가 2년여 후 공모리츠로 전환해 일반 투자자들을 모집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올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익률 악화를 우려한 기관들이 투자를 꺼렸다.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공제회들의 회원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 운용할 수 있는 자금 자체가 쪼그라든 영향도 컸다. 리츠의 경우 비금융업으로 분류돼 금산분리법상 미래에셋그룹이 20% 이상 투자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국토부에서도 영업 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미래에셋그룹은 2조1000억 원 대출, 2조 원 지분(에퀴티)으로 자금 조달안을 짰지만 국토부는 사실상 지분 절반이 후순위 대출인 만큼 부채 비중이 너무 높다고 판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IFC 입찰에 참여할 때부터 미래에셋그룹과 리츠 구조를 얘기해왔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투자자가 불확실하고 향후 3년 간 배당이 없는 등 무리한 구조라 배당 확대 등 투자자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은 기존 인수 구조에 포함됐던 부동산펀드를 확대해 자산을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싱가포르 케펠리츠(Keppel Reits),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연금(APG) 등 외국계 투자자로 이뤄진 펀드다. 대부분 배당 수익보다는 매각 시 차익 실현을 목표로 하는 기관들이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리츠 대신 부동산펀드로 인수 구조를 바꾸면서 거래 종결 가능성은 한 층 높아졌다고 바라보고 있다. 담보대출 규모에 대한 제약이 없고 기관투자자 의무 비중 등 규제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IFC의 몸값이 현재 4조1000억 원으로 높은 만큼 추후 재매각 시 차익을 얼마나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리츠 간 거래처럼 수익증권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자산을 직접 넘기는 만큼 4.6%의 취등록세도 납부해야 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금리가 크게 뛰면서 미래에셋그룹이 리츠를 활용해 구상하던 자금회수 등 계획이 어그러졌다"며 "불리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거래를 완주할지 포기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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