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尹특사' 이재용, 10월 '뉴삼성 회장' 되나 [뒷북비즈]

대통령실, 李에 '부산엑스포 특사' 지정

멕시코 대통령 면담…英총리 만날 듯

유엔총회 계기 美공장 착공식도 기대

M&A 기회 찾고 '뉴삼성' 선언할 수도

회장 돼 이건희 '신경영' 급 혁신 꺼낼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2030 부산엑스포 홍보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트위터 캡처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2030 부산엑스포 홍보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트위터 캡처




국내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전자(005930)의 이재용 부회장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세계 시장에 나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 그룹 미래 재건 활동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정·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특사 활동을 발판으로 이달 영국, 중남미, 미국 사업 현장을 두루 둘러본 뒤 이르면 오는 10월 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멕시코에 도착한 뒤 8일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면담하고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대통령 특사 자격을 얻은 뒤 발걸음을 뗀 첫 행선지였다. 이 부회장은 이후 멕시코 TV·가전 공장을 살핀 뒤 파나마와 영국을 차례로 방문하기로 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6일 취임한 리즈 트러스 총리와의 만남을 추진 중이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달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부회장을 엑스포 유치를 위한 특사로 파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나아가 이 부회장이 영국의 세계적 반도체 설계 업체(팹리스) ‘암’, 독일의 자동차·산업·전력용 시스템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네덜란드의 ‘NXP’ 등 인수합병(M&A) 후보군들을 유럽 현지에서 다시 한 번 살피고 반도체 핵심 장비 등에 대한 공급망을 재차 다질 것으로 추측했다. 이 부회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을 얻은 만큼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 의혹 재판 참석 부담을 다소 덜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부회장의 발걸음이 이달 중하순 유엔 총회 기간을 전후해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부산엑스포 특사 자격을 지렛대로 미국 정·재계 최고위급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본격 재가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각국 정상이 미국 뉴욕에서 한 자리에 모이는 18~20일 유엔 총회 기간은 부산엑스포 홍보의 최대 호기로 꼽힌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은 차일피일 미뤄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착공식까지 현지에서 직접 조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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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30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 사옥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30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 사옥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재계 일각에서는 국내·외 현장을 둘러본 이 부회장이 이르면 다음달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에 준하는 강도 높은 혁신안을 담은 ‘뉴삼성’ 구상을 선포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광복절 특별 복권 이후 8월 19일 삼성전자 기흥·화성캠퍼스, 같은 달 24일 서울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028050),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30일 서울 잠실 삼성SDS 등을 잇따라 순회하며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했다.

뉴삼성 선포와 함께 이 부회장이 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할 공산도 크다. 이 부회장 스스로 뉴삼성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돼 대대적인 인적 쇄신, 조직 개편을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 5대 그룹 총수 가운데 회장이 아닌 인물은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재계에서는 국내에만 계열사가 60여 개에 달하는 삼성이 총수와 컨트롤타워 부재로 최근 몇 년 간 대형 인수합병(M&A) 등 큰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융합이 산업계의 대세가 된 상황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꾀하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4일 “앞으로 5년간 국·내외에 450조 원, 국내에만 36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달 12일 정부의 복권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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