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공모주 '따따상' 노리다 '쪽박'…원금 보장되는 '이것' [코주부]





하락장에 기업공개(IPO) 시장의 침체기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따상은 커녕 “내 돈 어디갔어(사진)”를 외치게 되는 상황이죠. 쏘카에 기대를 걸어봤지만... 뒷말은 생략할게요. 그렇다면 당분간 공모주 투자는 접어야 할까요? 안전하지만 한 방도 노릴 수 있는 투자 어디 없나요? 네, 없습니... 아 잠깐, 하나 있네요. 바로 ‘스팩(SPAC)’ 투자.

올해 스팩은 IPO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면서 연말이면 스팩 상장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15년(45곳)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인기가 높아지면서 청약 경쟁률도 작년의 2배로 뛰었습니다. 스팩은 합병에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원금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안전한 투자처로 꼽힙니다. 다만 한 방을 가져올 합병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어요. 오늘 <코주부>에서는 스팩 투자에 대해 샅샅이 살펴보겠습니다.

페이퍼 컴퍼니에 투자한다고?


스팩은 비상장 우량 기업을 발굴해 인수합병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서류상의 회사를 말합니다. 회사 건물이나 사업 내용 등 물리적인 실체가 없고 이름만 달랑 있는 페이퍼 컴퍼니죠. 그렇다고 유령 회사는 아닙니다. 법적으로는 엄연히 회사의 자격을 갖추고 있거든요. 스팩의 유일한 존재 목적은 합병입니다. 증시에 상장한 후 3년 이내에 비상장 우량 기업을 찾아 인수해야 하는 건데요. 만약 정해진 기간 동안 합병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후 청산됩니다.

이게 웬 날벼락 같은 소리냐고요? 일단 진정. 스팩의 상폐는 지분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하는 일반적인 상폐와는 다릅니다. 스펙은 기업 합병 전까지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외부 기관에 맡겨 별도로 관리하는데요. 이 때문에 합병에 실패할 경우 공모자금과 예치이자를 지분에 따라 나눠 가질 수 있습니다. 공모주 청약을 통해 스팩에 들어간 주주라면 최소한 투자 원금에 이자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거죠. 스팩이 안정성이 매우 높은 투자처로 언급되는 이유입니다.

<스팩의 사업 구조>
법인 설립 → IPO 및 상장* → 인수합병**


*수요예측 없이 공모 진행, 공모 자금은 증권사에 별도로 예치(투자 원금 보장)

**합병 기업 선정 후 이사회 결의 → 거래소의 합병 상장 심사(거래 일시 정지 ) → 합병 승인(거래 재개) 및 합병 절차 진행 → 인수 대상 기업명으로 재상장

스팩 투자 방법은 세 가지!


스팩에 투자하는 방법은 대략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스팩이 상장할 때 공모에 참여하는 것. 스팩은 대부분 1주당 2000원으로 공모가를 산정해 청약을 진행하는데요. 일반적인 공모주처럼 절반은 균등, 나머지는 비례로 배분합니다. 상장 후 주가가 오르면 매각해 차익 실현을 할 수도 있고, 합병 때까지 기다렸다가 더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죠.

두 번째는 이미 상장한 스팩 주식을 매매하는 겁니다. 아직 합병이 공시되지 않은 스팩 주식을 매수한 뒤 합병해 가치가 올라갈 때 매각해 차익을 얻는 방식이죠. 공모가 근처에서 매수한 후 운 좋게 우량 비상장회사와 합병이 결정된다면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합병 승인과 함께 거래가 재개된 이후부터 합병 전까지의 투자입니다. 실제 스팩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시기인데요.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운 나쁘면 3년간 묶이는 자금




사실 스팩은 일반 주식 및 공모주와 달리 특이점이 많아서 오히려 단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개인적인) 판단인데요. 일단 운이 나쁘면 최대 3년간 투자자금이 묶일 수 있거든요.어떤 기업과 합병할 지 미리 알 수도 없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이 돈을 3년간 다른 투자처에 넣었을 때 기회비용도 고려해야 하죠. 3년을 기다렸는데 합병에 실패하면 자칫 은행의 정기예금보다 못한 수익을 받게 될 수도 있거든요.

실제 올해 상장폐지된 스팩주들의 청산금을 살펴보면 주당 2040원 내외였습니다. 이자가 거의 티끌 수준. 청약으로 들어간 투자자는 그나마 다행이죠. 공모가 이상으로 급등한 스팩주를 매수한 투자자라면 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또 스팩의 주가가 합병 전에 급등할 경우 이게 독이 되어 합병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스팩의 주가가 과도하게 높다면 피합병 기업의 지분가치가 감소해 오히려 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이른바 스팩의 역설입니다.

합병 결정은 스팩에 독?!


합병에 성공하면 껍데기뿐이었던 페이퍼 컴퍼니가 번듯한 상장사가 되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합병 후에 주가가 떨어지는 사례들이 종종 있어요. 일단 합병으로 인한 호재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는 기존 주주들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일시적인 요인이고요. 만약 장기적으로 주가가 빠진다면 합병 기업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사실 우량 기업의 경우 여전히 직접 IPO를 선호하기 때문에 스팩으로 우회 상장하는 기업들은 다소 시장에서 고평가되거나 펀더멘털이 약한 기업일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스팩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합병 대상 기업을 찾는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고 하고요.

그래서 합병 기업이 결정되면 일반 공모주 투자처럼 대상 기업의 정보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부적절하다고 판단이 들 때는 합병 승인 후 거래 재개일이나 합병 후 재상장일에 집중하여 대응해야 수익을 지키거나 손실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스팩의 합병 성공률은 60%에 육박할 정도로 스팩 시장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량 비상장사와 합병하면 안정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죠. 하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스팩은 결국 인수합병에 실패하고 청산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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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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