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요즘 개발자들…'이것' 배우러 다닌다

개발자, 코딩 기반 AI에 진입 장벽 낮아

기업의 AI 조직·서비스로 AI인재 수요 증가

초창기에는 사내 개발자로 AI조직 충원

LG 에이머스 등 교육 과정 통해 인재 확보 나서


한 금융사에서 앱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이지은(28)씨는 지난 3월부터 인공지능(AI) 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이전에 AI를 배웠던 건 컴퓨터공학과 대학생 시절 AI 이론 수업을 듣고 현직에서 일하며 조금씩 독학한 게 전부였다. 이씨는 “요즘은 AI를 접목하지 않는 서비스가 없어 AI 개발자가 되면 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학원에 와 보니 현직 개발자가 많더라"고 말했다.

LG AI연구원 내부 모습. 사진제공=LGLG AI연구원 내부 모습. 사진제공=LG





11일 업계에 따르면 AI 분야가 각광받자 AI를 배우는 개발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AI의 핵심이 코딩(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과 데이터인 만큼 비전공자보다 웹·앱·서버 등 분야에서 종사하던 개발자들은 AI에 접근하기 용이하다. 네이버·SK텔레콤·LG CNS 등 대다수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수백명의 AI 조직을 갖추고 있다. 네이버 클로바 AI랩, SK텔레콤의 에이닷(A.) 추진단, LG CNS의 AI 언어·비전·데이터·엔지니어링 랩 등이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 웬만한 기업은 다 AI조직을 갖고 있거나 AI분야를 담당하는 개발자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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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현재처럼 보편적이지 않던 몇 년 전만 해도 기업들은 AI조직을 신설하며 사내 개발자로 충원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카카오에서 웹 개발자로 근무했던 A씨도 사내 AI조직이 신설되며 AI를 처음 접했다. 그는 “다들 AI에 대해 잘 몰라서 평소 60%는 회사 일을 하고 40%는 공부하는 데 보냈던 것 같다”고 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AI조직을 석·박사급 연구자와 AI 실무 경험을 갖춘 개발자들로 충원하고 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기업들은 AI 인재 조기 확보를 위해 외부 인재를 양성하거나 사내 개발자에게 AI 교육을 시키고 있다. LG는 지난 7월 연간 4000명 이상의 청년 AI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AI 교육 프로그램 ‘LG 에이머스(Aimers)’를 신설했다. AI 전문가 양성을 위한 것인 만큼 코딩 역량을 갖춘 청년을 대상으로 했다. 두 달 과정을 끝낸 청년들은 이번 달 ‘LG AI 해커톤’에서 실제 LG의 산업 현장 데이터를 활용한 AI 능력 겨루기를 하고 있다. 우수한 성적의 참가자에게는 LG 계열사 서류 면제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달 열린 LG AI 심포지엄에서는 LG전자·LG유플러스 등 LG 계열사의 AI개발자들이 대학(원)생에게 자사의 기술을 소개하고 채용을 홍보하기도 했다. 라인플러스는 지난 4월 사내 개발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AI 부스트캠프’를 운영했다. 사내 개발자들이 AI를 이해하고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이다. 반응이 좋아 지난 5월 2기 캠프 때는 MLOps 플랫폼 과정을 추가했다. 오는 10월에는 딥러닝 과정도 추가한 3기 캠프를 앞두고 있다.

개발자들이 AI를 배우면 자신의 분야 외에 역량을 추가하는 것인 만큼 몸값을 올릴 수 있다. 특히 이직이 잦은 개발자 특성 상 타 회사의 AI 직무로 옮길 시 빛을 보기도 한다. 실제 한 대형 정보기술(IT) 회사에서 AI 개발자로 일했던 B씨는 연봉을 올려 현재 현대차 AI 연구조직 에어스컴퍼니에 근무 중이다. 기업들이 계속해서 AI조직을 확장하고 있어 AI 인재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내놓은 인공지능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공지능 부문 인력은 2만 9181명인데 부족 인력은 372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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