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파트 경비원 감축안 슬쩍 끼워넣기?…입주민 투표 논란

'56→26명 감축' 관리규약 개정안에 포함

"개정 사유 비고란에 '용어 수정'으로 기재

입주민 상당수 관리규약 단순 개정으로 생각"

/연합뉴스/연합뉴스




대전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 감축을 담은 관리규약 개정안이 통과된 가운데, 상당수 입주민들이 개정안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투표를 진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주민들은 해당 사안을 단독 안건으로 재투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5일 대전 아파트경비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에 따르면 대전 서구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7월 경비원 인원을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관리규약 개정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사업단은 개정안 주요 내용에 '경비원 감축'에 대한 문구가 빠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은 40페이지 남짓이었다.



다만 개정안 3페이지 제6조에 적힌 '경비직 인원수'가 변경돼 있었다. 개정 사유는 '용어 수정'이라고 비고란에 기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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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투표한 주민(투표율 70%)의 86%가 찬성표를 던져 개정안은 가결됐고, 지난 8월 1일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내달 말까지 경비원 56명을 26명으로 줄이겠다고 공지했다. 절반이 넘는 경비원이 감축되는 것이다.

이 아파트는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경비원을 감축하는 안건을 단독으로 표결에 부쳤다가 주민 반대로 부결되는 결과를 맞기도 했다.

상당수의 주민은 투표가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단순한 관리규약 개정안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입주민은 주민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한 재투표를 시행하라며 지난 7일부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명운동은 전날까지 2910가구 중 629가구(21.6%)가 참여했다.

신유리 사업단장은 "경비원의 대량 감원은 입주민의 안전과 환경관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장단점을 모두 공개하고 신중히 결정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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