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이 진정세로 접어든 가운데 이번에는 독감(인플루엔자)이 기승을 부릴 태세다.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할 경우 증상으로 코로나19와 독감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 의료 현장 등에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37주 차(9월 4~10일) 독감 의사(의심) 환자분율이 1000명당 5.1명으로 유행 기준(4.9명)을 초과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고 16일 밝혔다.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시점도 2~4개월 빨라졌다. 독감 유행주의보는 통상 겨울철인 11월, 12월, 1월에 발령됐다. 9월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년 넘게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면서 독감 등 다른 감염병의 경우 예방 접종자 및 감염자가 줄어 이른바 ‘면역 공백’이 생긴 탓이라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독감 감염자가 적었던 데는 사회적 거리 두기 실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생활 방역 수칙 준수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즉 ‘트윈데믹’의 발생은 적시·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독감과 코로나19는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이 유사하다. 쉽게 말해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렸는지 독감에 걸렸는지 환자는 물론 의료진조차도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방역 당국은 21일부터 시작되는 독감 예방접종에 대상자는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어린이 중 생애 처음으로 독감 접종을 받는 어린이는 21일부터, 그 외 만 13세 미만 어린이와 임신부는 10월 4일부터 접종하면 된다. 고령자는 10월 12일부터 접종할 수 있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 1874명으로 일주일 전인 9일(6만 9410명) 대비 1만 7536명 줄었다. 전날(7만 1471명)보다는 1만 9597명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