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BYC(001460)의 2대 주주이자 기업의 경영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BYC의 내부거래와 관련된 이사회 의사록을 열람·등사하도록 허가했다. 앞서 트러스톤은 BYC가 대주주 일가의 개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이사회 의사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트러스톤은 내부 거래 문제를 확인할 경우 주주 대표 소송 등의 추가적인 법적 조치도 감행하는 등 BYC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16일 BYC와 이 회사 대주주 일가 및 특수관계기업 사이에 이뤄진 거래와 관련한 약 7년 치의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를 허가해달라는 트러스톤의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트러스톤은 조만간 BYC 본사를 방문해 이사회 의사록을 열람하고 해당 거래가 상법상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를 면밀히 따져볼 계획이다. 만약 내부거래와 관련한 각종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회계장부 열람청구 및 주주 대표소송 등 경영진의 책임 규명을 위한 법적 조치를 하는 일도 검토하고 있다.
트러스톤은 2020년 10월부터 BYC 주식에 투자해왔으며 이날 기준 BYC의 주식 8.1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트러스톤 측은 BYC의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 등을 추진해왔고 회사 경영진과도 1년 이상 비공식 대화를 해왔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투자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 공시한 후 주주 서한 발송 등의 지속적인 주주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트러스톤은 BYC가 대주주 일가의 지분 비중이 높은 신한방·신한에디피스 등 특수 관계기업과 내부 거래를 하며 기업가치가 훼손돼 왔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4월 BYC에 이사회 의사록 열람 청구권을 행사했지만 BYC 측은 ‘거래는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청구를 거절했다. 양 측은 결국 법정으로 향했고 법원은 트러스톤 측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트러스톤의 신청이 주주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만약 BYC의 주장처럼 내부거래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면 이사회 의사록 열람·등사를 허용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법원 결정을 계기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 범위가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에스엠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기업인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조기 종료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알렸듯이 주요 기업들이 가지고 있던 해묵은 지배구조 이슈가 행동주의 펀드의 개입으로 조금씩 해결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며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만년 저평가를 받던 기업들이 행동주의 펀드들의 목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