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아트페어 ‘프리즈(Frieze)’와 ‘키아프’가 동시에 열려 서울 전역을 달군 ‘미술 열기’가 식기 전에 9월 주요 경매가 잇달아 열린다. 관건은 아트페어에 열광했던 미술애호가들의 얇아졌을 지갑을 어떻게 여느냐다. 경매사들은 시중 갤러리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작품들로 미술경매 본연의 경쟁력을 준비했다.
케이옥션(102370)은 오는 28일 여는 ‘9월 경매’에 이중섭이 한국전쟁 중에 그린 ‘아이들과 물고기와 게’를 출품한다. 27.7x18.5㎝ 크기에 자유분방한 선으로 발가벗은 두 아이와 물고기·게를 그린 작품으로 추정가는 2억6000만~4억5000만원이다. 지난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이중섭, 백년의 신화’에 출품됐던 그림이다.
‘한국의 조지아 오키프’라 불릴 법한 여성작가 최욱경의 강렬한 추상화 ‘무제’(이하 추정가 5500만~8000만원)도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이번 ‘프리즈 서울’ 기간 중 전속화랑인 갤러리 캐나다와 함께 방한했던 미국작가 캐서린 번하드의 ‘펩시 악어’(1억1000만~1억4000만원)도 눈여겨봐야 한다. 번하드는 지난해 메가갤러리(초대형 글로벌화랑)인 데이비드 즈워너 전속이 되면서 작품값 상승폭이 더욱 커진 작가다. 아크릴과 스프레이 페인트를 함께 사용해 자유롭고 밝은 벽화 느낌을 풍기는 게 특징이다. 독특한 현대적 정물화를 개척한 젊은 작가 조르디 커윅의 ‘무제’(9500만~2억5000만원)를 포함해 총 100점이 이번 경매에 오른다. 총 60억원 어치 규모다.
하루 앞서 27일 그랜드조선 부산에서 ‘부산세일’을 진행하는 서울옥션(063170)은 박수근의 1962년작 ‘노상의 사람들’(7억~12억원)로 맞불을 놓는다. 올해 경매시장의 최고 인기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초록색 ‘호박’(19억~30억원)도 준비했다. 수안자야 켄컷, 로버트 나바 등 해외 미술시장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도 발빠르게 선보인다. 총 74점 약 90억원 어치의 새 주인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