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尹대통령, 英여왕 장례식서 자유 국가 연대 재확인

서방 자유 진영 주요국 정상 대거 참석

러시아·벨라루스 등은 초청 못 받아

尹, 찰스 3세 만나 “슬픔 함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전 세계 국빈급 인사 500여 명이 함께 모이는 자리로 자유민주주의 규범을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연대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으로 거행되는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에는 윤 대통령을 포함해 세계 주요국 정상과 왕족 등 500명과 영국 전·현직 총리 등 약 2000명이 참석한다. 장례 행렬을 보려는 인파만 1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례식은 지난 70년 간 영국 군주 자리를 지켜왔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추모하기 위한 자리이지만,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 회의 때 선언한 자유 진영의 결속을 재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도 평가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서방 주요국 정상과 기구 수장들이 한 데 모이기 때문이다.



나루히토 일본 국왕도 장례식에 참석한다. 일본 국왕이 외국 왕실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건 1993년 아키히토 당시 국왕의 벨기에 국왕 국장에 참석한 이후 역사상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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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크리아나 침공으로 서방 국가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도 초대 받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대신 올레나 젤렌스키 여사가 영국에 방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뒤 영국과 관계가 멀어진 미얀마 역시 초청 대상국에서 빠졌다. 전제 군주제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초청을 받았지만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현익 국립외교원 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영국이 자기들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초청자들을 선별한 것 같다”며 “중국 정부 대표단이 16일에 (웨스트민스터 홀의) 여왕 관에 참배를 하려고 했는데 행사를 관리하는 하원의장이 참배를 못 하게 했다. 세계가 갈리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영국 런던에 도착한 뒤 찰스 3세가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당초 만찬에 앞서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참배할 계획이었으나, 현지 교통 문제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획을 취소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에게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로서 항상 헌신하신 여왕님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또한 이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찰스 3세는 “그 먼 곳에서 이곳까지 와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영국 왕실 가족도 일일이 소개하면서 커밀라 왕비와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가 윤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 특히 왕세자비는 한국을 가본 적이 없기에 초대해준다면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찰스 3세 국왕도 오래전인 1992년 한국을 방문했기에 다시 한 번 갈 수 있는 기회가 허락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언제든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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