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지난달에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췄지만 최근 경제지표가 일부 개선된 데다 미국의 공격적 긴축을 의식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 시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9월 1년물 LPR을 3.65%, 5년물 LPR을 4.30%로 고시했다. 이는 전달과 동일한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15일 LPR의 바로미터가 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75%로 고정하며 LPR 동결을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달 1년물 LPR을 0.05%포인트, 5년물 LPR을 0.15%포인트 각각 인하했다. 부동산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물 인하 폭이 컸던 것은 그만큼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더뎌 이달에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인민은행은 일단 동결을 결정했다. 이는 그만큼 중국 통화당국의 부담이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3연속 밟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LPR을 지금보다 낮출 경우 중국과 미국 간 통화정책 탈동조화(디커플링)가 더욱 심화하면서 자본 대량 유출, 위안화 가치와 주가 급락 등 금융시장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이 일단 LPR을 동결하고 미국의 금리 조절 속도를 확인한 후에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류 페이첸 영국 넷웨스트그룹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전히 매파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급격한 위안화 가치 하락 위험을 부담하면서 인민은행이 연속적으로 LPR을 내릴 여지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일 약세를 보여 온 위안화 가치의 하락세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이달 15~16일 역외·역내시장에서 잇따라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달러·위안 환율은 추가 상승 없이 등락을 거듭하며 7위안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