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기준금리를 기존 2.25~2.5%에서 3.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1%포인트 인상론이 있었지만 연준은 0.75%포인트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제롬 파월의장은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으로 입장을 옮겼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의 전체 행보 가운데 현재의 위치와 관련해서는 "지금은 제약적인 수준의 기준 금리까지 올리는 아주 초기(very lowest level)로 막 이동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통화 정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시간이 걸려 과도한 긴축을 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 "어떻게 전개가 될 것인지 정확하게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인플레이션이 2% 이하 목표까지 떨어질 수 있도록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정책금리를 이동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오늘 제시한 경제 전망은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할 것이고, 어느정도 자신이 있는 수준까지 가서 한동안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4.4%로 제시한 내년 실업률 전망이 경기 침체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실업률과 연착륙을 비교적 완만하게 안정시키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항상 이해하고 있다"며 "다만 이 과정이 경기침체로 이어질지, 경기침체가 얼마나 심각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임금과 물가 압력이 얼마나 빨리 낮아지는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낮아지는지, 더 많은 노동 공급을 확보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인정했다. 파월 의장은 "공급 측면이 개선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인플레이션은 실제로 줄지 않았다"며 "이는 우리가 기대하거나 원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7월 인플레이션은 놀라울 정도로 낮았지만, 8월에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며 "한 데이터 포인트에 과민반응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연준의 긴축이 강달러를 불러 해외 국가의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세계 경제를 위험으로 밀어넣고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이미 고려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파월 의장은 "스위스 바젤을 방문해 다른 중앙은행 관계자를 만났다"며 "우리는 모두 국내 임무를 수행하지만 우리 경제와 국제적 파급효과 측면에서 정기적으로 (다른 중앙은행과) 논의한다. 비록 협업은 아니지만,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며 미국 연준의 긴축을 향한 세계적인 비판 역시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연준은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도 강경 행보를 예고했다. 연준위원들이 전망한 기준금리 기대값 중위치는 올해 4.4%로 높아졌다. 직전 SEP가 나왔던 6월의 경우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은 3.4%였다. 3개월 만에 1%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내년 기준 금리 전망도 4.6%로 높아졌다. 6월 전망에서는 3.4%였다. 연준 위원들이 이달 새로 내놓은 예상 기준금리를 종합하면 올해 4.4에 이어 내년 4.6로 높아진 후 2024년 3.9%로 낮아지고, 2025년에는 다시 2.9%로 낮아지는 경로다. 6월의 경우 올해 3.4%, 내년 3.8%, 내후년 3.4%였다.
실업률은 올해 3.8%에서 내년과 내후년 4.4%를 유지한 뒤 2025년에 4.3%가 될 것으로 봤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올해 예상 실질 국내총생산(GDP)를 0.2%, 내년 성장은 1.2%로 봤다. 내후년 1.7% 성장에 이어 2025년이면 장기 성장 전망인 1.8%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6월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1.7% 수준의 성장을 보인 뒤 2024년이면 미국 잠재 성장률 수준인 1.9%를 회복할 것이라고 봤던 것보다 상대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이다. 돌려 말하면 경제에 대한 둔화 전망을 알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실업률을 높이기 위해 강도 높은 통화 긴축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와 관련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릴 것을 강력히 약속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