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산층 절반은 자신이 하위층이라고 생각하고, 소득보다 순자산에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22일 발간한 '2022 중산층보고서'에서 지난 2~3월 중산층을 포함한 30~50대 성인 114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분석했다.
중산층을 판별하는 기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정의를 가져왔다. 보고서는 균등화 중위소득의 75~200% 소득계층을 중산층으로 봤다. 4인 가구 기준 올해 중위소득은 월 512만 원으로, OECD 정의에 따라 소득범위가 월 385만~1020만 원(중위소득의 75~200%)에 속하는 이들은 중산층인 셈이다.
조사 결과 중산층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6%가 자신이 하위층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조사 때 응답 비율 40.5%보다 높은 수치로, 중산층의 계층 인식이 낮아졌음을 뜻한다.
특히 30대(44%), 미혼(31.2%), 1인 가구(23.8%) 중산층이 자신을 중산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낮았다.
이처럼 중산층이 자신을 중산층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해석했다.
또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이 686만 원은 되어야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 가구 소득 상위 24% 수준이다.
중산층을 나누는 기준으로는 소득(70.6%)에 이어 부동산(16%)이 꼽혔다.
순자산(총자산-부채) 기준은 소득 기준보다 높았다. 중산층 응답자가 생각하는 중산층의 순자산은 상위 11% 수준인 9억4000만 원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적인 부동산 자산 규모는 8억4000만 원으로, 실제 중산층 수준인 3억9000만 원의 2배가 넘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연구소는 중산층이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을 경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의 입주 형태로는 자가를 가진 중산층이 월세(24.5%), 전세(52.6%)인 경우보다 중산층임을 인식하는 비율이 62.6%로 가장 높았다.
중산층의 소비 기준의 인식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4인 가구 기준으로 중산층의 월 소비 규모가 한국 가구 상위 9.4% 수준인 427만 원이라고 봤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구소는 '한국형 중산층'이 실제 중간 정도의 삶을 넘어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추구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단지 소득 기준만으로 한국형 중산층을 정의할 수 없으며, 소득보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이 중산층의 계층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