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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 올 첫 역전…긴축공포에 격차 커질듯

■국고채 3년물 4% 돌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충격에 국고채 금리가 폭등하고 있다. 특히 3년물 금리가 약 11년 7개월 만에 4%선을 뚫으며 10년물과의 금리 역전이 현실화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역시 한미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한 강도 높은 긴축을 예고한 만큼 한동안 정책금리에 민감한 단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변동 폭을 키우며 장단기 금리 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2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단기금리 벤치마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5.7bp(1bp=0.01%포인트) 급등한 연 4.104%에 거래를 마쳤다. 3년물 금리가 4%선을 돌파한 것은 2011년 2월 9일(종가 연 4.0%) 이후 처음이며 금리 수준은 2010년 3월 8일(연 4.12%) 이후 12년 6개월 만의 최고치이다. 국고채 금리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치솟으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현실화됐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0.6bp 뛴 연 3.997%에 마감하며 역시 2012년 3월 28일(연 4.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종가 기준 역전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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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별 국고채 금리 역시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5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20.9bp 오른 연 2.114%를 기록했다. 20년물·30년물 금리 역시 각각 9.8bp, 7.5bp 뛴 연 3.795%, 3.735%로 거래를 마쳤다. 이어 AAA등급 한국전력공사채 3년물 역시 전일 대비 25.3bp 상승한 연 5.083%로 2010년 1월 28일(연 5.0%) 이후 처음으로 5%선을 기록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 미 연준이 연말까지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채권시장에 긴축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연준의 점도표에 따르면 11월·12월 FOMC에서 각각 75bp, 50bp 수준의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미 기준금리가 연말에 4.5%, 내년에는 5% 수준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또다시 금리가 역전된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마찬가지로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 이상의 고강도 긴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한미 양국의 강도 높은 긴축이 예정된 만큼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채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장기채와의 금리 역전이 장기화되거나 역전 폭이 커지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긴축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장단기금리가 서로 다른 반응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기준금리에 민감한 단기금리의 추가 상승으로 장단기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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