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서 자는 것도, 비행기 타는 것도 처음이에요."
경북에 있는 A고등학교 1학년 임현아양은 20~ 23일 제39회 전국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제주도로 떠나는 것부터 큰 도전이었다. 그는 '손재주가 좋다'고 칭찬하던 선생님 덕분에 봉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지적장애를 겪고 있다.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신경 하나 하나 곤두세우는 봉제가 남들보다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는 노력했다. 이번 대회 출전을 있게 한 지역대회에서 결국 금상을 받았다. 금상은 그에게 처음 집 밖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세상 밖으로 향할 수 있는 용기를 줬다. 그는 아쉽게도 전국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했다. '최연소 참가자'는 "새로운 꿈을 향한 도전하겠다"며 결코 실망하지 않았다.
이날 제주도에서 막을 내린 장애인 기능경기대회는 참가자 모두 '수상자'였다. 제주도 대표로 나선 박옥례씨는 25년동안 한복만 만든 기능인이다. 5년 전부터 악화된 건강을 딛고 가장 좋아하는 한복으로 금상을 받았다. 그는 "바느질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어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양처럼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칭찬받던 유재남씨는 32년 전 불의의 사고를 당해 장애를 얻었다. 그를 기능경기대회로 이끈 것은 올해 경기도 지체장애인협회 사무실 벽에 붙은 대회 포스터 한 장이었다. 평소 관심 있고 자신있던 자전거 조립 직종에 출전했다. 장애를 겪기 전에도 기능인대회에 출전했던 그에게 장애는 ‘아무런 제약’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는 대회명 앞에 장애인이란 단어만 붙었을 뿐이다. 수상하고 싶은 선수와 응원하는 가족이 있는, 아무런 차이 없는 ‘똑같은 대회’였다고 한다. 다만 그림을 그릴 때 휠체어에 앉아 책상에 좀 더 몸을 기울여야 하고, 바닥에 앉아 발가락 사이에 붓을 끼워야 했을 뿐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날 폐회식에서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아름다운 도전을 응원하는 자리였다"며 "장애인들이 원하는 삶의 터전에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