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보복살인.폭행' 작년만 96건…"구속 적극 고려해야"

10년전 3건서 가파른 증가세

수사 단계부터 '2차 가해' 예방

국가적 차원서 대책 마련 필요

"영장 요건에 '보복' 감안하고

구형 높으면 법원 직권 구속을"

신당역 살해 피의자 전주환이 21일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신당역 살해 피의자 전주환이 21일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보복 살인, 폭행 사건이 지난해에만 1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신당역 스토킹 살인’과 같은 보복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보복 우려’를 적극 고려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보복 폭행 및 살해 합계 기소 건수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69건→77건→96건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복 폭행은 2019년 67건에서 2020년 74건, 지난해에는 92건으로 급증했다. 보복 살인도 2019년 2건에서 지난해 4건으로 늘었다.10년 전인 2012년 보복 폭행, 살인이 각각 3건과 0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대폭 증가한 수치다. 보복 범죄란 형사사건의 수사·재판과 관련해 고소·고발을 한 피해자나 진술, 증언, 자료 제출을 한 사람에 대해 보복을 할 목적으로 살인이나 폭행·협박·감금 등을 벌이는 것을 의미한다. 보복 살인의 경우 사형이나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보복 폭행과 협박·감금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보복 범죄는 특정 행위를 입증하는 것 외에도 ‘수사나 재판에 대한 보복의 목적’이 있는지 규명해야 해 피의자 기소가 쉽지 않은 혐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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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범죄가 문제가 되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해자가 가해자의 협박이나 폭행에 못 이겨 기존 사건에 대한 소를 취하하게 되는 극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보복 범죄로 피해자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기존 사건조차 제대로 된 법적 판단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소위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딱”이라며 “특히 스토킹처벌법 등과 같이 반의사불벌죄인 경우에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위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존 범죄에 대한 소를 취하해버리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신당역 살해 피의자 전주환이 21일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신당역 살해 피의자 전주환이 21일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보복 우려가 있는 경우 수사 단계에서부터 구속을 적극 고려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범죄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피해자를 2차 가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해자 신병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현행법상 구속영장 발부 요건에 주거 불명확과 도주·증거인멸 우려와 함께 보복 등 피해자를 해칠 가능성이 명시돼 있지만 참고 사항에 그치면서 10명 중 1명꼴로 풀려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복 범죄 88건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이 중 12건(13.6%)이 기각됐다.

승재현 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당역 살해 피의자인 전주환이 스토킹을 통해 재범 위험성과 위해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마땅히 구속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달 뒤 선고가 있는 상황에서 불구속 피고인이 형량을 낮추기 위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견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법원도 검찰이 전주환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을 때 직권으로 법정 구속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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