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용인시, 성남시와 함께 상습적인 차량 정체를 겪는 용인 수지구 고기교 주변 교통개선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고기교의 확장과 재가설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던 용인시와 성남시간의 갈등도 경기도 중재로 해결 국면을 맞게 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이상일 용인시장, 신상진 성남시장은 26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고기교 주변 교통개선을 위한 경기도-용인시-성남시 간 상생업무 협약’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정춘숙 국회의원, 안철수 국회의원, 강웅철 도의원 등도 함께했다.
협약은 고기동 주변 도로 등 도시기반 시설 확충, 민자도로 사업계획과 연계한 교통난 해소 대책,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영향분석 연구용역 추진, 고기교 확장 건설 협력, 용인시 중로 3-177호선 조기 건설 추진 등의 내용을 담았다.
고기교는 동천동과 성남시 대장동을 연결하는 길이 25m, 폭 8m의 왕복 2차로 교량으로 만성적인 교통정체를 빚어왔다. 이같은 불편 해소를 위해 고기교 확장과 주변 도로망 확충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용인시와 성남시의 입장이 달라 문제 해결이 지연돼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쏟아진 폭우(534mm)로 동막천이 범람하면서 고기교와 함께 도로시설과 주택, 상가 등이 침수돼 용인시는 38억원(시 추산)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용인시는 고기교 인근 상습적인 차량 정체, 하천 범람으로 인한 고충 민원 등으로 고기교 확장을 추진했던 반면 성남시는 유입될 교통량 분산 대책을 요구하는 등 의견 차이를 보여왔다.
이에 도는 지난해 9월 15일 ‘경기도-용인시-성남시 간 상생협의체’를 출범시켰고 실무 논의를 위한 도로·하천 등 협의회를 구성해 약 7개월 동안 의제별 실무협의를 이어갔다.
도는 이번 협약사항 이행을 위해 10월 중 2023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영향분석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통영향분석은 용인시와 성남시가 각각 2억 원을 공동부담하고, 용역추진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위해 경기도 주관하에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도는 이번 협약식에서 합의된 사항이 적극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협약기관 간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진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두 시장의 협의와 결단이 있었고, 국회의원과 도의원분들도 도와주셨다. 민생 문제에 당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협치 모델을 경기도로, 더 나아가 대한민국으로 확산하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정말 숙원이었는데 드디어 잡혔다”며 “용인과 성남이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서 전국 자치단체 협치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 시장은 “협치 모델의 방아쇠 역할을 고기교가 해줬다”며 “앞으로 경기도에서도 모든 시·군간 갈등 또는 합의가 안 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