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보인다"…대전 아웃렛 화재현장 첫 합동감식

"아무것도 안 보인다. 모든 게 다 타 버렸다."

27일 오전부터 진행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 합동 감식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지하 하역장 인근을 둘러본 뒤 현장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8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감식이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진행됐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한국전기안전공사·소방당국 등 4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은 사고 현장에 대해 1시간 가량 감식을 벌였다.

감식반은 불길이 시작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지하 1층 하역장 근처를 정밀 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당시 CCTV 영상 속에는 하역장 인근에서 하역 작업을 진행하던 중 불길이 치솟는 장면이 담겨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발화 지점인 지하 1층 하역장 앞에 주차된 1t 화물차는 뼈대만 남았다"며 "배기구를 포함해 다각도로 영상을 분석해 발화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차량 배기구(머플러)가 차량에 적재된 박스에 막혀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화재 원인과 함께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와 제연설비 등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도 이뤄졌다. 현대아울렛 측은 '119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지하 1층 바닥에 물이 있었다'며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항수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불이 처음 목격된 지하 1층 하역장 일대를 집중적으로 감식했는데, 인화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전기설비가 원인인지, 스프링클러나 옥내소화전 등 방재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은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께 1차 감식을 마친 감식반은 오는 28일 추가 감식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유성경찰서장을 팀장으로 사고현장대책팀과 대전지검 수사지원팀 등 유관기관도 현장 지원에 나섰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세종 국무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은 오후 2시20분께 화재 현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피해 상황을 청취했다. 윤 대통령은 감식반에 정확하게 화재 원인 규명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6일 대전 유성구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대형 화제가 발생해 환경미화 직원 등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불로 인근 숙박동 투숙객과 아울렛 직원 등 110여명이 대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