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해외 떠도는 한국 문화재 많아…반환에 관심갖는 사람 늘길"

'日 고미술 업체 운영' 김강원 씨

조선시대 '묘지' 거래 소식에

사비로 2점 사들여 국내 반환

"역사 빈자리 메우기 위한 노력"





[문화재청·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문화재청·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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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우리 조상의 묘지(墓誌)가 마치 상품처럼 거래되는 걸 보고는 직접 구입했어요. 한국으로 돌려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된 것이지요.”



일본 도쿄에서 고미술 거래 업체 ‘청고당’을 운영하는 김강원(54·사진) 대표는 28일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묘지는 개인의 기록을 담은 것이지만 그 기록 역시 대한민국 역사의 한 부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에서 30년 가까이 거주한 그는 지난해 현지 문화재 유통시장에서 ‘백자청화 김경온 묘지’ ‘백자철화 이성립 묘지’ 등 조선시대 만들어진 묘지가 거래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사비로 이를 사들였다. 우리 문화재가 해외를 떠도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묘지석 혹은 지석이라고도 부르는 묘지는 죽은 사람의 행적을 적은 돌이나 도자기 판을 뜻한다.



묘지를 직접 구입한 김 대표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연락해 묘지 2점을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어떠한 보상이나 조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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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오랜 기간 고미술업에 종사하면서 우연히 묘지 (거래) 소식을 듣게 됐다”며 “묘지라는 건 조상의 무덤에서 유출된 것이기에 문중이나 후손이 보관하고 관리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도 일제시대나 전쟁 중에 묘지가 일본으로 반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만일 구입하지 않았다면 미국의 미술관이나 일본 내 개인 수집가의 손에 넘어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문화재의 해외 거래와 관련, “한국의 문화재는 해외로 유출될 수 없는 만큼 해외시장에 나오는 한국의 문화재는 인기가 높다”며 “특히 미국에서는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고 도자기에 대한 일종의 팬층이 형성돼 있어 미국 미술관들의 구매 관심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경매시장 등에서 상품으로 떠돌고 있는 우리 문화재가 여전히 많다”며 “우리나라 역사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문화재는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만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특히 “가끔은 일본에서 한국인이 한국 문화재를 구입해 한국으로 돌려보냈다는 것을 들었다”며 “앞으로 민간 차원에서 문화재 환수·반환 등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더 나와 한국 문화 지킴이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김 대표가 구입한 ‘백자청화 김경온 묘지’와 ‘백자철화 이성립 묘지’를 각각 의성김씨 문중과 경주이씨 문중에 기증했다. 또 문중은 이를 다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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